-
[5월 109호]기억,행동,다짐_세월호 참사 2주기
해가 지고 이제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 대전역 서광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 천천히 광장을 둘러보는 사람들, 분향소에서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묵념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이 눈에 띈다
지난 4월 15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추모하는 추모대회가 열렸다. 7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대전대 책회의가 추모대회를 기획했다.
어둠이 깔리자 노란 촛불이 고개를 든다. 맨 처음 불을 밝힌 사람의 손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촛불이 옮겨 간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한 손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등학교 아이들의 얼굴 그림을 들었다. 우리가 여전히, 앞으로도 함께한다는 메시지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장 제1조를 함께 외치며 광장은 뜨거워졌다. 2년이나 지났지만, 밝혀진 진실이 없기에, 광장을 울리는 목소리에는 분노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의 분노는 무기력한 것이 아니었다. ‘세월호 변호사’인 박주민 변호사가 서울 은평갑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의 열기 또한 있었다.
단원고 2학년 3반 학부모 유가족들은 무대에 올라 함께하는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고 앞으로도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예술인들은 노래로, 춤으로 세월호를 기억해 주었다.
광장에서의 추모대회가 끝나고 사람들은 으능정이거리를 거쳐 다시 대전역으로 돌아오는 추모행진을 진행했다. 아직 배에 남아 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