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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0호] 편안함이 깃든 공간, 청년을 기다립니다
편안함이 깃든 공간,
청년을 기다립니다
청춘터전
지난해 대전시는 청년공간 조성사업과 청춘터전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공간 총 여섯 곳이 문을 열었다.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2018년 4월 청춘나들목 개소식을 시작으로 청춘너나들이, 청춘두두두까지 청년공간 세 곳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청춘터전이라는 이름 아래 새천년카, 청년대장간, 시간공작소가 10월에 개소식을 가졌다. 청춘터전은 민간 청년거점시설로 지역의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공간으로 기능한다. 올해 3월 대전시는 청춘터전 세 곳을 확대 지정할 것이라 밝혔고, 공모를 통해 C.Playground(씨플레이그라운드), 청춘을 담다, 청춘목공소가 선정되어 지난 9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지정 확대를 통해 현재 청춘터전은 총 여섯 곳으로 중구와 동구 각각 2개소, 대덕구와 유성구 1개소가 청년들을 위해 공간을 개방해 운영 중이다.
씨플레이그라운드
청년을 위해 문을 열어 두다
대전시는 지난 2018년 4월 대전경제통상진흥원과 함께 ‘청춘터전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첫 사업 공모에 들어갔다. 청춘터전 지원사업은 청년 활동공간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진행한 사업이다.
사업에 선정된 청년 단체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50%, 공간 운영비, 청년활동 사업비 90%를 지원받는다. 청년활동 사업비는 각 공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기획비로 활용한다. 지원 기간은 2년이며 최대 2회까지 지원이 가능해, 재공모를 통해 선정될 시 2년 동안 추가 지원받을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청년 단체 새천년카, 다른코리아, 메이커스 저널클럽은 청년에게 자신들의 공간을 개방했다. 이들은 각각 새천년카(동구 가양동), 청년대장간(중구 은행동), 시간공작소(유성구 신성동)라는 이름으로 공간을 운영 중이다. 새천년카는 청년(예비) 창업자들이 소통하는 공간이며, 청년대장간은 도시재생 관련 콘텐츠 메이킹, 시간공작소는 석·박사 과정 청년들의 코워킹공간으로 활용한다.
청춘터전은 활동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청년들의 요구로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청년공간 청춘나들목, 청춘너나들이, 청춘두두두 세 곳이 문을 열었지만, 청년들의 요구가 꾸준하게 이어졌다. 각 지역구마다 활동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대전시 또한 청년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청춘터전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대전시 담당 공무원은 “시 자체에서 운영하는 청년공간 세 곳으로는 부족해 청춘터전이라는 명칭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운영 지원을 통해 민간 청년 단체의 공간을 청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라며, “올해 청춘터전 세 곳을 확대 지정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모를 통해 대전시에서 올해 새롭게 지정한 청춘터전은 씨플레이그라운드, 청춘을 담다, 청춘목공소로 각각 중구 선화동, 동구 소제동, 대덕구 오정동에 자리한다.
청춘을 담다
언제든 들러 주세요
“씨플레이그라운드는 문화놀이터예요. 어릴 때는 놀이터에 나가면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처음 보는 친구와도 거리낌 없이 놀잖아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는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죠. 그래서 이곳이 문화놀이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간 이름을 정했어요.”
씨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대전문화협동조합 김민찬 이사의 이야기다. 씨플레이그라운드는 문화와 창작을 위한 청년들의 자유로운 문화놀이터를 지향한다. 문화예술 방면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모여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그들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공부를 해도 좋고, 작업을 해도 좋다. 각종 음향장비와 빔프로젝트도 구비되어 있어 공간 대관을 통해 세미나, 공연 등의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수 있다. 잠시 휴식이 필요한 청년을 위해 편히 있을 수 있는 좌식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향후 이들은 조용히 개인 작업을 하거나 소규모 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문화예술기획 활동을 해 온 단체인 만큼 문화예술기획 강연이나 문화 관련 강연,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 밖에 청년이 원하는 프로그램과 살롱 프로그램,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기획할 생각이다.
식음료 관련 청년(예비) 창업가들 간의 소통공간인 청춘을 담다는 ㈜디엘피에서 운영한다. ㈜디엘피는 식음료 관련 사업과 카페 운영 경험을 통해 쌓아 온 나름의 노하우를 청년 창업가에게 제공해, 이들이 조금은 덜 헤맬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청춘터전 사업에 지원했다.
청춘을 담다는 식음료 관련 청년(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소통공간답게 하나의 커다란 주방 같다. 반듯하게 놓인 조리대에는 제빵 도구를 정리해 두었다. 한쪽 벽면에도 오븐, 제빵 발효기, 믹서기 등 베이킹과 음료 제조에 필요한 각종 전자제품과 도구, 식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청년이라면 언제든 와서 부족한 것 없이 제품 개발이나 연습에 매진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공간 제공 외에도 베이킹 클래스나 커피 제조 수업, 창업 관련 강연 등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다양한 강좌가 벌어질 예정이다.
한남대학교 정문 근처에 자리한 청춘목공소는 지하 1층 목공 작업실과 지원사업을 통해 새로 마련한 지상 1층 공간에 카페를 조성해 청년을 맞이하고 있다. 지하 목공 작업실은 목공 관련 기구와 목재가 마련되어 있어, 규모가 큰 기획 프로그램은 보통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도구가 필요 없는 조립 형식의 간단한 프로그램은 1층 안쪽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진행하며, 상시 프로그램인 공예 체험도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기도 하고, 고민상담 프로그램도 준비해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박기태는 목공에 관심 없는 청년들도 부담 없이 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1층 공간을 마련했다. 대화도 하고 공부도 하며,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박기태 대표는 “목공소라는 이름이 특수한 공간처럼 느껴질 거라 생각해 입구 간판도 ‘DIY CAFE’라고 걸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언제든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고민이 있을 때면 언제든 들러 고민 상담도 하고, 커피 한 잔 마시러 와도 좋고요. 한 번 오고 나서 이곳이 좋아져서 두 번, 세 번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청춘목공소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시작
청년들의 커뮤니티 공간, 그것이 청춘터전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대전시 담당 공무원은 “청춘터전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역할을 한다. 활동하는 청년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혼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활동공간에 대한 청년들의 욕구도 해소하며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청춘터전 지원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다”라고 지원사업의 역할을 설명했다. 또한 “청춘터전에서 진행하는 모임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알아 가고 공유하며 관계 맺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함께 모이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청춘터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청춘터전 운영 단체 역시 청년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목표로 운영한다. 공간을 개방해 운영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다. 청춘터전을 운영하는 세 단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 공간이 가진 색깔을 담아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며 청춘터전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청춘을 담다를 운영하는 ㈜디엘피의 차은지 사원은 공유와 커뮤니티를 강조하며 “청춘을 담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청년들이 여러 정보를 서로에게 얻고, 서로의 고충이나 경험을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의 운영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처음 해 보는 일이라 배워야 할 것도 많아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꾸준히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한다면 청년들이 찾아와 주리라는 믿음이 있어요. 물론 지역의 모든 청년을 만날 순 없겠지만, 같은 분야든 다른 분야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대전문화협동조합 김민찬 이사는 씨플레이그라운드를 찾는 청년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놀이터에서 만난 처음 보는 친구와도 거리낌 없이 놀 듯, 즐겁게 말이다.
청춘목공소의 박기태 대표는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많은 청년이 찾는 공간이 되는 것도 분명 중요하겠지만,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 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냥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앞으로 더 많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체험은 그저 유입을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걸 계획하기보다는 그저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죠. 진정으로 도움 줄 수 있는 공간, 그게 청춘터전이지 않을까요?”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공간,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간, 또는 도움받을 수 있는 공간. 결국 이 세 공간이 바라는 것은 ‘편안함’이다. 청춘터전 세 곳은 어떤 청년이든 소외당하지 않고, 수시로 드나들며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하길 꿈꾼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지만, 그 낯선 만남은 어쩌면 시작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른다. 낯섦이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고자 청춘터전은 오늘도 청년을 기다린다. 공간에 켜진 불빛이 환하다.
글 사진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