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3호] "이웃을 찾고 싶어요"

"이웃을 찾고 싶어요"

 

월평동 사랑방 마을회의 

 

 

평일 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월평중학교. 방학을 맞이해 아이들이 떠난 학교 강당에는 또 다른 소리가 울린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월평동 사랑방 마을회의를 위해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마을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약 100여 명이다. 이웃끼리 데면데면하기만 한 사회에서 마을회의에 많은 사람이 찾았다는 것은 과연 이례적인 일이다. 개중에는 마을회의가 궁금해 방문한 다른 지역 사람들도 있었다. 

 


 

 

월평동 안에서 마을주민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 마을활동가와 청년, 주민이 모였다. 이들이 바로 월평동 주민기획단이다. 이들은 월평동 한켠에 공간을 마련하고 11월에는 주민공유공간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포럼을 열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월 9일 월평중학교 강당에서 월평동 사랑방 마을회의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전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사회적자본지원센터와 월평동 주민기획단의 주최로 이루어졌다. 
주민공유공간은 민선 7기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시민공유공간 100개 조성, 마을공동체 공유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 5개 구 공동체 지원센터 신설 및 자치구 중간지원조직 구성 운영을 정책 목표로 한다. 
이날 마을회의는 마을공유공간의 주요 역할과 공간 명칭 선정을 향해 나아갔다. 성인과 청소년 테이블이 나뉘어, 각 연령층이 생각하는 마을공유공간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각 테이블마다 퍼실리테이터가 진행을 도우며 주민들은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월평동 주민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생각한 공간의 역할, 또는 필요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나눈 이야기는 포스트잇에 적어 분류했다. 
테이블 토론이 끝나고 발표자가 나와 자신들이 생각한 공간이 가져야 할 역할을 순위별로 발표했다. 재능 나눔, 소통, 마을탐방, 배움의 공간, 아이들 공간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재밌는 것은 각 연령층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 세대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고, 청년들은 각자의 재능을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또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청소년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었다. 
회의에서 나온 안건이 모여 실시간 투표가 진행되었다.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주민공유공간의 쓰임은 바로 ‘소통 공간’이다. 주민공유공간 명칭 투표에서는 ‘월평둥지’와 ‘달맞이’가 공동 1위로 뽑혔고, 마을회의 이후 기획단 회의를 통해 ‘월평둥지’라는 이름을 최종 선정했다. 
모든 회의가 끝이 나고 사람들은 소감을 발표했다. 누군가는 주민자치가 오늘 마을회의처럼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한 청년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또 한 청소년은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겁고 유익하다 말했다. 나이, 직업 어떤 것도 따지지 않고 마을 주민이라는 위치에서 모든 사람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마을을 위해, 그리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주민을 위해 벌어졌다. 
“이웃을 찾고 싶어요.”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중에서 가장 눈에 띄던 문장이다. 어쩌면 주민들에게 이웃을 찾아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 공간이 해내야 하는 역할일지도 모른다. 이웃과의 정, 관계 형성을 이루지 않는, 또는 못했던 사람들에게 절실했던 공간이다.

 


글 사진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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