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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1호] 타슈, 나만 불편해?
서기 김효빈(고고학과, 25세)
Francois(프랑스 출신, 무역학과, 한국 생활 3년 차)
Sevgul(터키 출신, 수학과, 한국 생활 6년 차)
Dominic(독일 출신, 국어국문학과, 한국 생활 1년 차)
Deegii(몽골 출신, 심리학과, 한국 생활 6년 차)
1.
걱정과 달리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은 능숙했다. 김윤호 대장과 일일 서기를 맡은 김효빈 학생이 대화를 이끌었다. 김윤호 대장의 첫 질문은 ‘자전거를 탈 줄 아느냐’였다. 어이없는 질문에 맥 빠진 세비귤은 “그게 질문이야?” 하고 발끈했다. 참가자 전원이 자전거를 탈 줄 알고, 도미닉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타슈를 이용해 봤다며 손을 들었다. 외국인들도 타슈를 이용한다는 게 신선했다. 타슈를 타고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만장일치로 엑스포다리가 뽑혔다. 프랑수와는 “백 퍼센트”를 외치며 격하게 동의했다. 대전에 방문하는 외국인은 모두 엑스포다리에서 만난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그들을 엑스포다리에서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럼 한 번쯤 엑스포다리에서 타슈를 타 본 이들은 내가 느낀 타슈에 대한 불만에 동의할까?
세비귤 타슈는 결제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외국인이라서 더 어려운 부분도 있고.
프랑수와 내가 봤을 때 타슈의 문제는 티머니로 타슈를 이용했을 때인 것 같아요. 휴대전화로 결제하면 나중에 요금 청구서에 함께 나오잖아요. 그런데 외국인은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엔 티머니를 많이 사용하는데, 추가 비용이 생기면 복잡해요. 추가 비용을 센터에 전화해서 따로 송금해야 하는데, 너무 번거롭고 외국인한테는 어려운 것 같아요. 이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거든요.
데기 처음 오는 외국인은 휴대전화가 없으니까 타슈를 타고 싶으면 꼭 친구 전화번호를 빌려야 해요. 여름에 같이 놀려고 타슈를 빌리러 가면 번호가 없으니까 친구 번호를 대신 빌려 써야 해서 번거롭기도 하고, 미안해서 그냥 걸어가는 친구도 종종 있었어요.
데기 대학교 안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류장이 많지 않아서 타슈를 빌려도 다시 반납하기 어려워요. 정류장에 맞춰 타슈를 이용해야 하니까 많이 불편한 것 같아요.
효빈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근처에 있는 곳을 손쉽게 가기 위함인데, 접근성이 많이 떨어져서 이용하기가 불편해요. 집에서 학교 갈 때도 버스 타기에는 가까워서 자전거를 타려 해도, 정류장이 학교 근처에는 없으니까 잘 안 타게 되는 것 같아요.
도미닉 맞아. 자전거 정류장보다 버스 정류장이 더 가까워서 버스 타는 게 더 편해. 그냥 사람들이 귀찮고 힘들어서 잘 안 타는 것 같아. 그리고 우리 학교는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에는 좋지 않은 것 같아.
윤호 맞아, 그럴 수도 있어. 학교에서 자전거 이용하는 사람들이 올라갈 때는 화내고 내려올 때는 신나서 내려올 것 같아.(하하)
세비귤 나도 올라가기 힘들어서 밑에 자전거 두고 걸어 올라간 적 있어.
윤호 그래서 우리 학교에 타슈 정거장이 없는 걸 수도 있어.
친구들이 사는 나라에도 공영자전거 서비스가 있냐는 김윤호 대장의 질문이 이어졌다. 프랑수와는 파리에는 있지만 고향에는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자신이 고향에 있던 당시에는 말이다. 외국인 친구들의 나라에는 대부분 개인 자전거가 있어 공영자전거를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계층과 대중교통 이용, 프랑스 택시에 대한 시민 인식으로까지 이어졌다. 대전시 대중교통의 불편함 점을 이야기하던 중, 프랑수와는 대전시 버스 기사는 너무 빨리 달린다며 불평했다. 고속버스도 마찬가지라 말하자, 프랑수와는 “Bus is 고속도로”라며 대전시 버스기사의 성향을 한마디로 정의해 한참을 웃었다. 다양한 화두를 가지고 웃고 떠들며 대화를 이어갔고, 마무리 시간이 왔다.
프랑수와 전체적으로 괜찮아요. 하지만 결제 시스템이 좀 더 간편하게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미납 요금에 대한 안내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세비귤 동의합니다.
도미닉 나는 안 타 봐서 잘 모르지만, 많이 알려지고 좋아져서 많은 사람이 이용했으면 좋겠어.
데기 외국인은 외국인 등록증도 입력해야 하는데, 너무 번거로운 시스템인 것 같아요. 조금 개선했으면 좋겠어요.
대전시는 오는 2020년까지 무인대여소 300곳과 타슈 4천 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알루미늄 프레임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4kg가량 가볍고 녹이슬지 않는 신형 자전거 4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기존 무체인 구동 방식에서 7단 체인방식으로 변경하고 안장 높낮이 조절이 수월하게 만들고 고장이 잦았던 벨과 녹이 슬던 바구니를 새롭게 교체한다. 또한 서구와 유성구에 편중된 타슈 스테이션 역시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
시민들이 가진 타슈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자전거의 성능과 편중된 스테이션 위치가 개선된다고 하니, 불만 없는 타슈 이용에 조금 희망을 걸어 볼 수 있겠다. 개선한 자전거를 타고 언젠가 이 친구들과 엑스포 다리에서 만나, 새로 단장한 타슈에 관해 열띤 토론을 펼쳐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