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1호] 꼭 학교를 다녀야 하나?

꼭 학교를 다녀야 하나?
오는 6월 13일에 실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장과 구의원, 광역의원비례대표와 기초의원비례대표, 교육감과 교육의원 등이 시민의 손에 결정된다. 이 중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이들이다. 어쩌면 바로 지금이 대전의 교육 방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할 가장 절묘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학교를 꼭 다녀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학교에 다니는 걸까? 우리는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을까? 아이들은 생각보다 간결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는 왜 학교에 다니는 걸까?

지난 2월 9일 관저동 품앗이 카페에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다섯 명과 학부모가 모여 앉았다. 학교의 주체인 학생이 원하는 교육, 그리고 학교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아이들에게 던져진 주제는 ‘꼭 학교를 다녀야 하나?’였다. 아이들은 이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면 여러분은 왜 학교에 다니나요?”

아이들은 쉽게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자리에 모인 사람이 하나둘 학교에 다녀야 하는 이유와 다닐 필요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구봉중학교 임찬혁 학생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게 진짜 공부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걸 배운다면 정말 열심히 학교에 다니겠지만, 지금처럼 딱딱한 일반 교육이라면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구봉중학교에 재학 중인 윤참비 학생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는데, 입시 위주 교육보다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듣고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부모의 의견도 같았다. 이경숙 씨의 눈에도 현재의 교육과정에서는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다.

“현재 우리 교육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이에요. 아이가 원하는 바가 있다면 학교에 가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아이에게도 굳이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어떤 학교에 다니고 싶을까?

이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현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의 발달로 한자리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데, 학교는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자리에 모인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배우고 싶은 것을 직접 선택해서 배우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C언어, 동영상편집, 프로그래밍 등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업을 듣고 싶어요.”
구봉중학교 이세형 학생은 현재의 교육과정과는 다른, 보다 실질적인 교육들을 거론했다. 취미 생활을 지원해 주는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학생도 있었다.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준비하는 어려운 시험으로 학생의 실력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보고 싶어요. 시험 난이도를 선택해 주도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요.”

일률적인 문제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수준을 줄 세우는 시험 방식에도 아이들은 반감을 표했다. 교사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아이들의 눈에도 인성이 나쁜 선생님과 수업의 질이 낮은 선생님은 금세 표가 나는 법이었다.

이외에도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학생에게 자율성이 주어지는 학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논했다. 교장의 자질과 교장 선정 방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시험을 통한 교장 선발 방식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퇴직하려는 교장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변화를 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표출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교복과 두발, 등교와 하교 시간, 수업 진행 방식 등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를 꿈꾸는데 현재 우리 교육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로 달리는 학생의 속도를 교육제도라는 이름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글 오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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