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0호] 작품으로 공간을 이야기하다_아트앤아트 갤러리

작품으로 공간을 이야기하다 
아트앤아트 갤러리  

근래 대흥동 일대는 새로운 상가가 들어서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차근히 동네를 둘러보면 곳곳에 임대를 알리는 간판이 눈길을 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동네에 지난해 8월 작은 갤러리 하나가 문을 열었다. 대전여자중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Gallery Art&Art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갤러리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반갑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병진 관장은 자신의 작품과 꾸준한 활동을 보이는 국내 작가를 비롯해 국내에선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국외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자 갤러리 아트앤아트의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그림을 보고 사는 문화가 정착하지 못했죠.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 주고 작품을 통해 감상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갤러리를 시작했어요. 이곳은 작가로 활동하는 저의 작업공간이기도 합니다. 갤러리는 미술관보다 시민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요. 갤러리를 통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갤러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를 운영하기로 하면서 많은 고민이있었다. 갤러리마다 특색이 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갤러리 아트앤아트는 작가에게 작업공간을 지원하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가가 꼭 서울을 통하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김병진 관장 역시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선 더욱 작가가 작품을 선보일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더라도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없어 좌절하는 작가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갤러리 아트앤 아트는 다양한 전시 기획을 통해 지역민에게 문화를 전파하고, 국내에 작품을 선보이고자 하는 국외 작가의 초대전을 활발히 여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시는 이재선 작가와 최원석 작가의 공필화 전시다. 공필화는 세밀하게 묘사해서 공을 들여 그리는 그림을 이르는 말로 수묵화와는 대비하는 개념의 그림이다. 기존의 수묵화와는 다른 느낌의 두 작가의 그림은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게 만든다. 일반 미술관에 비교해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조용하게 그림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하얀 벽면에 걸려 있는 작품을 하나하나 집중해서 차근히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작품은 이 작은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어 준다.

갤러리 안쪽 작업공간에 있는 김병진 관장의 그림 역시 인상적이다. 수묵화법을 기본으로 두고 다채로운 조형의 세계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특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전쟁과 평화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앞으로 갤러리 아트앤아트를 전시만 진행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 강좌는 물론이고 작가와의 만남의 장소로 만들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기본적인 드로잉 수업도 진행할 생각이에요. 최근까지는 혼자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에 갤러리 문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었죠. 올해부터는 공간 활성화를 위해 직원도 함께하고 있어요. 부담 없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글 사진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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