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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9호] 삶을 지탱하는 책 읽기_《읽기의 말들》 저자 박총 초청
《읽기의 말들》 저자 박총 초청 강연회
책 읽기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어떤 사람은 책을 완독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어느 한 부분만 읽고 책을 덮기도 한다. 소설만 읽는 사람도 있으며 자기계발서만 읽는 등 책을 편식하듯 읽는 사람도 있다. 《읽기의 말들》은 수많은 읽기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12월 14일 가까운 책방에서는 《읽기의 말들》의 저자 박총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박총 작가는 자신을 책과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박총 작가의 ‘책 읽기’에 관한 강연이 이어졌다.
“독서가 간혹 예상치 못한 성취를 안겨 주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을 승자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책 읽기는 우리의 존재를 지탱시켜주는 것이죠. 저는 여러분께 승자로 만들어 주는 책 읽기가 아닌, 삶을 지탱시켜 주는 책 읽기에 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총 작가는 책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되길 바란다.
박총 작가는 책 읽기에 관한 여섯 가지 제안을 한다. 첫 번째로 넓이와 깊이를 겸비한 책 읽기다.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서는 책 읽는 근육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접근하기 쉬운 베스트셀러부터 읽고 스테디셀러에서 고전으로 정착하는 것이 좋다. 범위를 넓힌 이후에 깊이 있는 책 읽기가 가능하다. 두 번째,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당시엔 큰 감흥 없는 문장이 새롭게 다가와 마음에 박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지적인 책과 정서적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 네 권의 정서적인 책을 읽는다고 가정하면, 한두 권 정도는 지적인 책을 읽어 균형을 맞춰 주는 것이 좋다.
네 번째, 책을 완독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난 책 읽기다. 독자는 책을 완독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박총 작가는 말한다. 책은 철저히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고 의무적으로 완독할 필요는 없다.
다섯 번째, 소리 내서 책 읽기다. 20세기 출판한 책은 대부분 묵독을 전제해 쓰였기 때문에 소리 내 읽기는 어렵다. 그래도 가끔 마음에 박힌 문장은 소리 내 읽어 주는 것이 좋다. 박총 작가는 시는 소리 내 읽는 것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삶을 바꾸는 책 읽기와 삶을 받아들이는 책 읽기다. 책 몇 자 읽는다고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책을 읽으면 삶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게 된다”라고 박총 작가는 말했다.
“평범한 일상에 행운 같은 일이 있을 때 우리 삶이 지탱되는 것처럼 책에도 평범한 페이지가 있어야 해요. 모든 페이지에 감동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평범한 페이지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처럼 당신을 감싸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책 읽는 기쁨과 내내 함께하길 바랍니다.”
강연이 끝난 이후 책 읽기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평소 책을 편식하듯 읽어 고민이라는 청년에게 박총 작가는 “그래도 괜찮다. 독서의 균형을 맞추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좋다. 관심 가는 분야의 책에 먼저 다가가라”라고 조언했다. 청주에서 강연을 듣기 위해 올라온 부부는 샌드위치와 각종 다과를 준비해 박총 작가를 감동하게 만들기도 했다. 추운 겨울날이 무색하게 훈훈한 공기가 감도는 날이었다.
읽기에 정답은 없다. 인생에서 꼭 읽어야 하는 책 역시 없다. 자신에게 감동을 선물하는 책이 있다면 그것이 필독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주는 행복을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