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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2호] 카일린의 일본 문화 탐방기_일본의 야생 동물
일본의 야생동물 하면 대표적으로 온천욕을 즐기는 원숭이가 떠오르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일본에 사는 야생 원숭이는 말 그대로 ‘일본원숭이’라고 합니다.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제외한 일본 전역에 사는 일본원숭이는 신장 47~60센티이며 추운 지역은 긴 털, 짧은 지역은 짧은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굴과 엉덩이는 빨갛고 털은 회색빛과 갈색빛이 돕니다. 일본원숭이는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거나 매번 바닷물에 음식을 담가 간을 해 먹는 등 그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원숭이는 온천욕을 하기로 유명한데, 사실 처음부터 원숭이들이 온천욕을 즐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어떤 새끼 원숭이가 우연히 한 여관의 노천탕에 들어와 놀았고, 이를 본 여관 주인이 그 노천탕을 원숭이 전용 온천으로 지정했다 합니다. 그 후로 새끼 원숭이를 따라 어른 원숭이들도 온천을 즐기게 되었다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온천에 들어가는 것은 새끼원숭이와 암컷 원숭이뿐이라 합니다. 수컷 원숭이는 무리를 지켜야 하고, 물에 젖으면 몸이 작아 보여 적을 위압하지 못하게 되므로 온천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요.
너구리 또한 일본에 사는 대표적인 야생동물 중 하나입니다. 해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인 너구리는 외국인에게도 매우 인기가 있답니다. 가끔 민가의 정원이나 도로에서 출몰하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다가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해요. 너구리는 일본의 옛날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하고, 지브리의 영화인 <너구리 전쟁 폼포코>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올 정도로 친숙한 동물입니다. 제가 사는 시가 현에는 ‘시가라키야키’라는 흙으로 만든 도자기가 유명합니다. 너구리는 일본어로 ‘타누키’인데, 이는 ‘남을 앞서다’라는 한자 ‘他抜き’와 읽는 방법이 같아서 길조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시가라키야키는 크기가 다양해서 커다란 것은 식당 입구에 장식하기도 하고, 작은 것은 창문 앞에 놓아두기도 합니다.
일본의 야생 멧돼지는 자주 뉴스에 나오는 문제아입니다. 성격이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어서 사람을 자주 공격하기 때문이에요. 크면 180kg까지 육박하는 덩치에 힘이 세기 때문에, 서식지 주변에는 위험한 동물이라고 주의하라는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곰 또한 커다란 덩치로 민가를 위협해 뉴스에서 자주 화제가 됩니다. 일본에는 두 종류의 곰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불곰과 반달가슴곰이지요. 불곰은 홋카이도의 약 55%의 지역에 살고 있고, 반달가슴곰은 홋카이도를 혼슈에 45% 생식하고 있다 합니다. 그러나 멧돼지와 곰은 과도한 수렵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보호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개체 수가 조금만 늘어나면 다시 사람이 피해를 보기도 하니, 보호와 관리의 균형이 참 어려운 듯합니다.
그 외에도 살쾡이, 날다람쥐, 사슴, 말, 여우, 산달 등 무수히 많은 야생동물이 일본에 살고 있습니다. 농작물을 훼손하는 등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자연의 모습으로서, 그리고 일본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일본 야생동물의 존재는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일본에 살아가며 어떤 야생동물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