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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1호] 찾아가는 과학강연_과학자와 청중이 같은 언어로 말하다
“《인공위성》이라는 책을 읽는데 세계최초로켓이 중국의 화전이라는 불화살이라고 나와 있는 거예요. 구조가 복잡하지도 않고, 이 정도면 우리 선조들도 만들었을 것 같은데. 혹시 최무선 장군이 불화살도 만들지 않았을까? 로켓 무기도 만들지 않았을까? 호기심이 생겼어요. 고등학교 때 역사 선생님께 물었는데, 역사 선생님께서도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대학에 가서 대학교수에게 물으라고 하셨죠.”
대학에 진학해 교수에게 물었더니 알고 싶으면 네가 연구해 보라는 답을 들었다. 중학교 때부터 로켓을 공부했으니 로켓에 관한 건 자신 있었다. 끝없는 호기심이 결국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인 신기전을 발견하게 했다. 신기전은 1448년(세종 30년) 제작된 무기로 최무선 장군이 화약국에서 제조한 로켓형 화기인 주화를 개량한 것이다. 대신기전, 산화신기전, 중신기전, 소신기전 등 종류가 많다. 채연석 박사는 1474년 간행된 <병기도설>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대신기전과 산화신기전의 옛 모습을 복원해 발사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다 보니까 길이 생겼어요. 대학 때 신기전을 연구해 논문을 썼는데, 역사 교수님의 주선으로 학회에 발표할 수 있었어요. 20대 과학도가 4년간 연구해서 고려말부터 조선에 로켓이 있다는 걸 연구했다는 게 엄청난 이슈가 되었죠. 놀라운 건 우리 선조들이 만든 설계도의 세심함이었습니다. 로켓 설계는 ‘리’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1리가 0.3mm입니다. 1리까지 세심하고 정밀하게 설계도를 작성해 그대로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기획한 건 (사)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이하 벽돌한장)이다. 벽돌한장은 한 장의 벽돌이 모이고 쌓여 따뜻한 집도 만들고 거대한 성도 지을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 대덕연구단지 과학자들의 모임이다. 과학을 대중화하고,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과학을 알리기 위해 ‘따뜻한 과학마을 이야기’라는 강연 프로그램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