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9호] 선화수길을 만드는 사람들, 카페 상상브라더스

송상우, 서영대 씨가 운영하는 카페 상상브라더스는 문화가 넘치는 선화동 거리를 만드는 곳이다. 카페가 있는 거리에 ‘선화수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단순한 카페보다는 사람이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0년이 넘은 건물이 북적이다

 옛 충남도청사에서 걸어서 5분, 대전시민대학 뒷골목 선화서로에 자리한 카페 상상브라더스는 멀리서도 눈에 띈다. 흰 건물 외관에는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작년 12월 문을 연 이곳은 호형호제하는 송상우 씨와 서영대 씨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다. 지난 6월부터 공간을 찾아다녔고, 10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전 과정에 송상우 씨와 서영대 씨의 손길이 닿았다.
 “여기가 100년이 넘은 건물이에요. 공사하면서 먼지를 많이 먹었죠. 코를 풀면 페인트가 나오기도 했어요.” 서영대
 상상브라더스를 운영하기 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두 사람은 유난히 결이 잘 맞는 사이였다. 대전에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같은 꿈도 가지고 있었다. 서울로 직장을 옮겨 일하던 서영대 씨가 송상우 씨에게 먼저 동업을 제안했다. 함께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문화 사업을 기획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대전 문화 축제는 국가와 시가 입찰해서 진행해요. 입찰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문화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할 기회가 없어요. 벽이 높은 거죠. 반항심이랄까요. ‘안 되면 직접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상우
 뜻을 모은 두 사람은 문화 공간을 찾기 위해 대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 선화동이 눈에 들어왔다. 친구가 운영하는 선화동 카페를 자주 방문했던 터라 더 친숙한 거리였다. 원도심의 중심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문화 예술가가 많았던 역사 있는 거리를 다시 활성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 동네 풍경이 마음에 들었어요. 가로수가 많아 한적하고 주변에 문화 공간을 운영하는 친구도 여럿 있거든요. 선화동 재개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발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옛날 모습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죠. 이 거리를 지켜 보자는 게 선화동에 자리 잡은 취지예요. 문화가 숨 쉬어 오래된 건물이 사라지지 않는 지역으로 만들고 싶어요.” 서영대

한 명이 와도 행사는 계속된다

 상상브라더스는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공간과 기회를 주고 싶다. 카페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상우 씨와 서영대 씨가 가장 먼저 기획한 공간은 상상갤러리다. 카페 입구 벽면을 활용한 상상갤러리는 청년작가가 무료로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상상갤러리를 알려 많은 청년작가가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상상갤러리에는 송상우 씨의 그림이 걸려 있다.
 “청년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늘려 대전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싶어요. 상상브라더스를 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서영대
지난 크리스마스, 상상브라더스는 선화동 이유있는 공간, 이유없는 공간과 함께 자선 문화행사를 열었다. ‘선화수길 크리스마스 송년파티’라고 이름 붙인 자선 행사에서는 참가비 만 원으로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캘리그라피, 싱어송라이터 송나츠 씨의 공연, 라운지 파티 등을 즐길 수 있었다.
 “이유있는 공간, 이유없는 공간과 이 거리를 어떻게 발전시킬까 고민하다가 만든 행사였어요. 선화수길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요. 앞으로 선화수길에서 이런 행사를 자주 열 계획이에요.” 송상우
 올해에도 상상브라더스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음악, 마술,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함께 ‘문화거리 선화수길 조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유있는 공간, 이유없는 공간도 함께한다. 선화수길 갤러리와 선화수길 영화제, 선화수길 예술제, 선화수길 문화공연, 선화수길 프리마켓, 선화수길 북축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크게 행사를 열기보다는 꼼꼼하고 재미있게 행사를 열고 싶다. 나아가 지역 상권을 살리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저희 행사는 한 명이 와도 진행합니다. 사람이 안 온다고 접으면 원래 취지에 어긋나요. 거리를 활성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행사에 사람이 북적일 때까지 할 겁니다.” 송상우
 “선화동 하면 상상브라더스가 생각났으면 좋겠어요. 대흥동, 은행동과 함께 선화동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선화수길에 뜻이 맞는 공간도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대흥동처럼요.” 서영대

                      

                           


주소 대전 중구 선화로 92
전화 042.221.7757

글 사진 오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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