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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9호] 공립형 위탁교육원 꿈나래교육원 개원
“19세기 건물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만나는 곳이 학교라고 하잖아요. 학교가 그만큼 변화가 적은 곳이죠. 그러니 무엇이든 학교 외에 아이들에게 맞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이 적응을 못 하는 게 아니라 학교가 학생에게 부적응한다는 개념으로 학생에게 맞는 교육을 해 줘야 해요. 학벌 위주, 학력 위주가 아나리 학생을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여학생 가정형 위센터 윤대진 팀장의 이야기다. 공교육 안에 있는 수많은 학생은 다양한 선택을 한다. 완전히 학교를 이탈하거나 대안학교에 입학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잠시 학교 수업으로 인정하는 기관으로 가 위탁교육을 받거나, 모두 선택하지 못했을 때 학교에 남는다. 공교육에서는 학생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전시교육청도 3월, 위탁교육원 꿈나래교육원을 개원한다.
꿈나래,
꿈에 날개를 단다
“꿈나래교육원은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이 맞지 않는 아이들이 자신의 끼를 펼치는 데 도움을 주는 위탁교육원입니다. 학기마다 각 학교에서 아이들을 추천받아 학년마다 열다섯명씩 선발합니다. 아이들은 한 학기 동안 꿈나래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시험 기간에는 각 학교로 돌아가 시험을 봅니다. 학교에서는 출석 일수로 인정을 받고 아이들은 학교 밖 교육기관에서 공교육 과목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전시교육청 배정태 장학사의 이야기다. 대안 교육의 ‘대안’은 정의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꿈나래교육원이 표방하는 ‘대안’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다. 꿈나래교육원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3월부터 대전시 내 중학교에 홍보를 시작해 4월, 학년마다 열다섯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각 중학교에서 추천받은 학생들은 심사위원의 면접을 통해 선발된다. 심사위원은 학생들이 본래 학교에서 출석 현황이 어떤지,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 꿈나래교육원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는 학생인지 판단한다.
“학생이 학교에 가는 이유도 다 제각각이에요. 성적, 친구, 어떤 아이들은 학교 급식 때문에 학교에 가요. 학생 중 분명 학교 밖에서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가 있을 거예요. 꿈나래교육원은 무엇보다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펼치려고 합니다. 마흔다섯 명의 학생은 선발된 정규 교사에게 맞춤형 교육을 받으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과목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생 선발이 가장 중요합니다. 의지가 있는 학생이 꿈나래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학교 기본 과목을 포함해 마음 열기, 진로교육, 다양한 체험과 봉사활동 등을 배운다. 학교 시설 중에는 요리 실습실, 영상실 등 적성 교육을 펼칠 수 있는 시설을 다양하게 갖추었다.
중구 문화로 234번길 34 꿈나래 교육원
정규가 아닌
대안이라는 편견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 3 제1항에서는 대안학교란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으려는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 인성 위주의 교육 또는 개인의 소질, 적성 개발 위주의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법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일지라도 학령기 청년 누구에게나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꿈나래교육원은 이 법에 근거해 설립했으나 대안학교가 아닌 공립형 위탁교육원이다.
대전시 교육청에서 2011년부터 대안학교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우리 지역에 들 어오면 안 된다’는 주민의 반발 때문에 몇 차례 무산되었다. ‘문제아’가 모이는 학 교가 우리 지역에 생기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회적 인식이 변하지 않으니 학생도 학부모도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건 쉽지 않다. 대부분 대안학교는 사립으로 운영된다. 사립형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을 모색하는 뜻있는 사람이 모여 만든 다. 그러다 보니 재정과 공간, 운영의 지속성, 프로그램의 다양성 등에 제약이 있 다. 또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보다 소수이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다닌다는 편견이 있다. 3월 개원할 꿈나래 교육원은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체육시설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모색하다
“교육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대안 교육과 공교육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면 안 돼 요. 교육은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거죠. 모 두 똑같이 대학에 가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게 행복하고 즐거운 거냐. 그것만이 옳은 가치인 것처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다른 삶도 행복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거죠. 그런데 학교 안에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아요. 교사만 변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만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사회 전 체 시스템이 변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런 차원에서 교육청에서 꿈나래교육 원을 개원하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교육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거라고 보는 거예요.”
청소년 대안 교육위탁기관 신나는 배움터 두런두런 박동우 교감의 이야기다. 박 교감은 꿈나래교육원이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아 나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대안 교육 기관이 생겼으면 한다. 학교 안에서만 학생을 가르치고 보살피는 게 아닌 모 든 학생이 자신이 사는 마을, 방문하는 공간 어디에서나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나 도시에 성공적인 대안 교육 모델이 많지만, 똑같이 한다고 되지 않 거든요. 그러니까 천천히 우리 도시에 맞는 방법을 찾고 실험하면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자발 성이 생기고, 그래야 교육이 일어난다고 보거든요. 지금 시에서도 여러 마을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는데, 나중에는 마을과 학교, 학생이 만나는 시도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때도
한 사람이었다
청소년기는 모두 지나온 과거다. 그때는 내 생각이 옳고, 내 생각이 맞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때 가장 철이 없었고, 그때 가장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이 느낀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어린 사람의 이야기가 한때의 생각으로 치부될 때가 있다. 그들의 선택보다는 이미 먼저 그 길을 살아 보았던 어른인 ‘나’의 선택이 옳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그 착각이 숨 막힌다고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을 ‘그래도’라는 명분으로 모른 척하는 것일 수도 있다.
“꿈나래교육원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숨겨진 가능성을 찾고 싶은 중학생에게 상담 치유를 통한 마음 열기,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교육, 다양한 체험봉사활동을 통한 도전과 나눔으로 배움의 의미를 찾아 준다. 또한, 소중한 학생이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대전시교육청은 3월 개원하는 꿈나래교육원을 위와 같이 간략하게 설명한다
글 사진 성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