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8호] 대문 열리기 전날

중동 작은미술관 
《중동마을에는 사연도 많지》 전

장소  대전 동구 선화로 196번길 48
개관  시간 10시~18시 (국정공휴일 및 매주 월요일 휴관)​

간밤에 소복하게 내린 눈이 공간의 온기를 전부 빼앗았다. 옛 중앙동 주민센터 정문에서 안내 패널이 선 왼쪽으로 가면 쪽문 하나가 있다. 쪽문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기까지 아직은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날이 어두워지면 스산한 분위기가 푸른 창이 되어 몸으로 쏘아 댈 것 같다. 중동 작은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지난 12월 29일 문을 열었다. 2월 26일까지 개관하며, 2월 2일에 1층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할 예정이다. 대전문화재단 박혜성 씨는 “2월 2일에 정식으로 개관하면 더 많은 사람이 중동을 찾겠죠. 2월에는 1층만 리모델링이 완성되고 2~3층은 아직 공사에 들어가기 전이에요.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면 2~3층의 지금 모습은 볼 수 없겠죠. 공간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중동마을의 사연을 모아 담다

이번 전시는 중동 작은미술관에서 하는 두 번째 전시다. 3월에 예정된 2~3층 리모델링을 앞두고 공간을 살리는 전시를 기획했다. 2층은 기억과 향수, 추억을 부르는 공간, 3층은 염려, 배려, 치유의 공간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이후 2월에 개관하면 1층 전시관은 중동마을 사람들과 중동 풍경에 관한 영상과 사진이 전시될 예정이다. 

2층 전시장에는 김해민 작가, 이유있는 공간, 목원대학교 팀, 홍원석 작가 등이 중동의 옛 모습 혹은 중동의 지금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동의 골목마다 영상으로 남긴 김해민 작가와 이유있는 공간의 영상이 나란히 걸려 보는 재미를 더했다. 

3층 전시장에는 전보경 작가, 박용선 작가, 고정원 작가, 오윤석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 특히 3층을 오르자마자 하얀 천에서 뿜는 향이 인상적이다. 박용선 작가는 동네에 걸린 빨래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커다란 한지 여러 장을 천장에 매달았다. 종이 사이를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하고 마른빨래 사이를 지나다닐 때의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이번 전시의 황찬연 기획자는 “시각, 촉각, 후각, 청각, 사유를 자극하는 작품으로 마을 사람, 관객의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 공간이 더 좋은 공간으로 거듭나 공간을 잃은 상실감이 있는 주민들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중동 작은미술관은 오는 2월 2일 개관해 2월 26일까지 《중동마을에는 사연도 많지》전을 진행한다. 

                             

                                  


글 사진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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