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8호] 드디어 혹은 역시_옛 충남 관사촌에 가칭 문화예술촌조성

관사촌 골목에서 바라본 도지사공관

                  

대전시가 옛 충남 관사촌에 가칭 문화예술촌 조성을 계획한다. 지난해, 대전시는 충청남도 소유 관사촌 11필지 중 도지사공관, 관사 5, 6호 등 5필지를 37억 원에 매입했고 나머지 관사도 2019년까지 연차적으로 매입해 옛 충남 관사촌의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공간인 문화예술촌으로 조성한다. 아직 확정한 계획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전시관, 문화공원, 시민 창작촌, 입주 작가촌, 문화예술촌지원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2년, 충남도청이 대전을 떠나며 옛 충남도청사와 함께 충남 관사촌 활용 문제가 화두였다. 그간 다양한 토론을 거치며 옛 충남 관사촌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것에는 암묵적 합의를 거쳤다. 이를 토대로 가칭 ‘문화예술촌’이란 이름으로 활용을 진행한다.

                       

옛 충남 관사촌 문화·예술 콘텐츠로 활용

문화예술촌 공간별 배치구성안

                                    

옛 충남 관사촌은 중구 보문로205번길 일대 10,355㎡(11필지), 건물 1,822㎡(10개 동)로 구성된다. 대전시는 지난해 5필지 매입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나머지를 매입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가능하면 빠르게 매입해 활용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자 한다. 올해는 보수 작업을 하면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내년 하반기쯤에 활용 방향의 윤곽을 잡을 예정이다.  

2016년 봄 도지사공관에서 열린 비밀의 정원 플리마켓

                             

도지사공관과 관사 1~6호는 1932~1934년에 건립했고 관사 7~10호는 1979년에 건립했다. 도지사공관은 시지정 문화재자료이고 관사 1, 2, 5, 6호는 국가등록문화재이다.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한 원래 모습을 살리는 방향으로 보수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도지사 공관은 기본적인 보수를 진행하며 관사 1호는 1932년 건축양식으로 원형 복원 한다.

전시를 진행 중인 도지사공관 2층

           

현재 대전시는 도지사공관과 관사 1호, 2호, 3호 등의 담장을 트고 정원(문화공원)을 계획한다. 자칫 권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담장을 트고 많은 시민이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문화재의 활용 문제인 만큼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한다. 

정원에서 바라본 도지사공관

도지사공관은 2015년 9월, 8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성격을 계속 이어 가면서, 도지사공관의 원래 기능을 보여 주는 방안을 기획한다. 도지사공관에 살았던 도지사들의 가족사진 등, 공관에 머물렀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마을 이야기 등을 담을 계획이다. 2층은 특별한 콘텐츠로 채우기보다는 공간을 열어 두고 전시 등을 진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관사 1호는 1932년 당시 도면을 근거로 원형 복원 하면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고 판단했다. 관사 1호는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관사 2, 5, 6호에는 시민 거점 역할을 하는 공방을 계획한다. 무언가를 만들면서 교류할 수 있는 곳이다. 민간 주도로 다양한 행사를 하는 커뮤니티 문화카페 등도 계획한다. 

관사 7, 8, 9, 10호에는 다양한 예술 분야의 레지던시(입주 작가촌) 등을 계획한다. 아직 어떤 형식으로 진행할지는 미정이다. 

관사 3호는 문화예술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문화예술촌지원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트숍, 안내실, 자료실 등으로 구성한다. 

                 

                    

‘삶터’에 활력 불어넣는 곳 되기를

문화예술촌 조성 사업은 2020년까지 총 사업비 124억 7백만 원으로 진행한다. 진행하며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이중 매입비가 약 76억 원, 보수비가 약 39억 원, 운영비가 약 9억 원이다. 

옛 충남 관사촌 일대가 하나의 문화예술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대전시는 전체 예술촌을 총괄하는 큐레이터를 두는 것을 계획하며 각 공간을 운영하는 방식은 크게 네 가지, 민간 위탁, 전문기관 위탁, 직영, 임대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네 방식 중 적정한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대전시가 충남 관사촌 일대에 가칭 문화예술촌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계획을 세웠지만, 말 그대로 계획일 뿐 앞으로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 대전시 도시재생본부 도시재생과 이정호 담당은 “올해와 내년은 공간을 최대한 알리고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하려 한다. 현재는 방향성만 있을 뿐 최종 결정은 내년에 할 예정이다. 일단은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다. 새로운 시설을 짓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돼 있고 대전시도 이에 동의하며 활용하다가 필요한 게 있으면 차후에 생각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옛 충남 관사촌은 테미공원과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근처에 있으며 옛 충남도청사와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따라서 이 일대의 문화예술 인프라와 연결해 공간을 활용하는 고민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테미공원 내 대흥배수지에 계획했던 이원복 만화창작관은 현재 주민 반대로 추진이 중단된 상태이며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와 가칭 문화예술촌에 부여할 일부 역할이 겹친다. 이정호 담당은 이에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는 천장이 높아 큰 작업도 할 수 있는 반면 관사는 개인의 집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작업하면서 주민에게 이웃을 만들어 주는 것을 계획한다. 아직 운영 방식은 결정하지 않았으며 대전문화재단과 상의해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옛 충남 관사촌의 여름

                     

한편, 대전시는 문화예술촌을 계획하며 원도심과 테미공원, 보문산까지 연결하는 문화올레길 조성을 추진한다. 원도심, 도청사, 관사촌, 보문산 네 곳을 기점으로 4개 구간의 올레길 시설 공사를 계획 중이다. 

대전시는 ‘주거지역에 맞는 편안하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가칭 문화예술촌을 만든다. 문화예술촌 조성으로 대전시가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이다. 

기본적으로 옛 충남 관사촌 일대는 삶터다. 삶터의 일상세계를 지키며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은 민관의 오랜 고민과 움직임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성수진 사진 성수진, 월간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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