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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6호] 순환과 소통으로 공간을 만들다
예술가와 주민이 소통하고 순환할 수 있는 예술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워크숍이 지난 11월 19일 소제동 전통나래관 5층 나래홀에서 열렸다. 예술가와 주민이 상생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이번 워크숍에는 국내 도시 재생사업 관계자는 물론 일본 고가네쵸 예술촌 디렉터 야마노 신지 씨도 함께 자리해 도시 재생사업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새로운 삶을 만들다
대전 소제창작촌과 청주 퍼블릭에어가 11월 19일 소제동 전통나래관 5층 나래홀에서 ‘순환과 소통, 그리고 지속가능한 예술공동체의 미래’라는 주제로 중부권 공동 네트워킹 콜로키움 워크숍을 주최했다. 대전 소제창작촌과 청주 퍼블릭에어는 예술가가 마을 레지던시 공간에 입주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한 작품으로 순환하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펼쳐 왔다. 이번 공동 워크숍은 지금까지 대전과 청주에서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을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했다. 소제창작촌 입주 예술가와 도시재생사업에 관심 있는 다양한 사람이 참석했다. 일본의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꼽히는 요코하마 고가네쵸 예술촌 디렉터 야마노 신고와 서울 문래동에서 도시 재생사업을 펼친 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 김윤환 책임연구원이 발제하며 워크숍을 시작했다.
일본 요코하마 고가네쵸는 매춘 점포가 즐비해 범죄율이 높은 곳이었다. 2007년부터 요코하마시는 대대적인 매춘업소 단속을 시작했고 고가네쵸는 고스트타운이 됐다. 이에 요코하마시의 지원을 받아 비영리단체 고가네쵸 예술촌이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의 중심은 아티언스 레지던스다. 매춘점포를 리모델링한 작업실에 입주할 예술가를 선정한다. 예술가는 마을 주민과 생활하며 작품 활동과 전시를 한다. 이를 통해 고가네쵸 예술촌은 지역 주민과 예술가가 교류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며, 국제적인 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야마노 신고 씨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예술가들이 고가네쵸로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 해외 초청 아티스트 8명과 국내 아티스트 45명이 입주했다. 앞으로 입주 예술가를 100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자주적인 도시재생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지역 문제 개선으로 나서는 비중을 줄이고 주민과 입주예술가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입주예술가와 주민이 상생하다
발제 후 청주 653예술상회 이종현 대표와 열린미술 프로젝트 총괄기획을 맡고 있는 대전시립미술관 김민기 학예연구사, 전 광주대인시장 프로젝트 정위상무 팀장, 생태미학예술연구소 유현주 대표가 토론 질의했다. 정위상무 팀장이 “고가네쵸 예술촌을 위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라며 “어떤 기준으로 입주 예술가를 선정하는지, 고가네쵸 입주 예술가와 주민이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라고 질문을 던졌다. 야마노 신고 씨는 “요코하마시에서 전체 예산의 50%를 지원하며, 남은 50%는 입주 예술가가 지급하는 장소 임대료로 사업비를 충당하고 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술적 가능성을 보고 입주 예술가를 선정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입주 요건은 얼마나 지역 주민과 잘 소통할 수 있느냐입니다. 입주 예술가 선정은 서류와 면접으로 이루어집니다. 면접에는 미술 관계자 두 명과 요코하마시 도시계획 관계자 한 명, 지역 주민 두 명이 심사자로 참여합니다. 고가네쵸는 260개 정도의 매춘 점포가 즐비하던 곳입니다. 대대적인 단속으로 매춘 점포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건물이 그대로 남은 점포가 아직 100개 정도 있습니다. 고가네쵸 예술촌 활동이 종식하면 매춘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고가네쵸 예술촌 일원과 주민 모두가 지금과 같은 문화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민과 입주 예술가가 함께 방범 활동을 펼치고 불법 투기한 쓰레기를 치우며 마을을 가꾸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마을에서 문화 학교 강사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는 예술가들이 마을 주민과 소통하는 창구이며 경제적 안정을 찾는 방법이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던 전시회도 상시전시로 바꿔 주민과 여행객이 일상적으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2016 공동 네트워킹 콜로키움 워크숍의 일환으로 충북문화재단 5층 회의실에서 ‘예술가와 마을, 함께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글 사진 오시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