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5호]공유를 말하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도, 사람이 가진 고유한 자산도, 사람의 이야기나 삶도 모두 공유할 수 있다. 대단한 무엇을 나누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 중 나눌 수 있는 걸 나눈다. 사람이 나누는 것들이 이어져 마을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할 수 있다. 거대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 마을을 만든다. 지난 10월 8일과 29일에는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대전광역시사회적자본지원센터(이하 사자센터)에서 주관한 공유톡, 지식나눔 공유콘퍼런스 공공공유가 열렸다.

                 

‘나’를 공유하다 - 공유톡

10월 8일 북카페 이데 2층에서 열린 공유톡 행사에는 각 마을에서 활동하는 마을 활동가들과 공유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 등 ‘공유’라는 가치에 관심을 두는 다양한 참가자가 모였다. 도서관 마을 활동가, 대전시 도시재생과 공무원, 공유디자인연구소, 학원 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모인 사람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간략한 소개를 마친 후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을 투표해 네 사람이 사람책으로 선정되었다.

청년미디어 몽글을 만드는 강은구 씨, 석교동 버스정류장 도서관을 만드는 강도영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 관장, 공유기업 (주)인터플레이의 이건우 대표, 청소년이 쉴 곳을 만들고 싶다는 이명선 씨다. 사회적자본지원센터 김영진 씨는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나 개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여기에서 시너지를 내요. 좀 더 편안한 자리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유라는 게 결국 사람을 잇는 작업이에요. 이로 인해 관계가 촘촘해지면, 나중에는 마을에서 일어난 일은 마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공유하다 - 지식나눔 공유콘퍼런스 공공공유公共共有


10월 29일 카페H 대강당에서 지식나눔 공유콘퍼런스 ‘공공공유’가 열렸다. ‘시민자산화,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서울시 협치서울추진단 전은호 협치지원관의 발제를 시작으로 월간 토마토 이용원 대표와 전은호 협치지원관의 토크쇼, 돈을 공유하는 해방촌 공동체은행 빈고의 김승택 상임활동가, 집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의 김연길 대표, 도시의 공유공간을 소개한 대구 북성로 시간과 공간 연구소 권상구 이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관저동 마을공동체는 “마을카페를 운영하는데, 요즘 들어 더 많은 주민이 올 수 있도록 건물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금액이 커서 고민만 한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알아본 건물은 10억 원이었다. 전은호 협치지원관은 “해 볼 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라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활동하시는 분들은 공간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먼저 시의 마중물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지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안 되면 일단 주체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 정도 되는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을 주식으로 발행할지, 아니면 채권으로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주식으로 발행하면, 의사결정권과 운영에 대한 부분을 오픈해야 하는 게 있으니 나중에 어떻게 공간을 운영할지 충분히 논의한 후에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농촌이나 어촌은 마을 공동 소유의 땅이나 바다가 있잖아요. 이게 우리나라의 옛날 방식인데요. 도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외국의 많은 사례와 더해서 고민하고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유라는 낱말과 어울리지 않는 것들, 누군가의 소유인 줄만 알았던 것을 공유하는 사례는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도 영감이 되었다.   

                       


글 사진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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