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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7호] 공주에 가다
공주시 반죽동에 위치한 공주 역사영상관은 등록문화재 제443호로 1920년대 지은 근대건축물이다. 건물은 그리 크지 않지만, 외관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붉은 벽돌과 둥근 아치형 입구. 거대한 기둥 네 개가 건물 전면에 배치돼 있다. 건물은 그대로이지만 시대별로 건물 안은 그 모습을 달리했다.
1920년대 충남금융조합연합회 회관으로 건립한 이후 1930년부터 1985년까지 약 50년간 공주읍사무소로 사용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공주시청으로 사용하다 개인에게 매각해 미술학원으로 그 모습을 바꾼다. 2010년 공주시에서 다시 건물을 사들였다. 주변 공터를 같이 매입해 건물 주변에 작은 공원을 조성하고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TIMELESS MUSIC PARK)’이라 이름 붙였다. 건물은 별도의 리모델링 없이 김백선 디자이너와 영국 디자이너 네 명이 건물 내부를 꾸며 디자인 카페를 만들었다. 2012년까지 카페를 운영했지만 오래된 건물이라 냉난방이 잘 안 되는 등 불편함이 커 문을 닫았다.
2013년 여러 협의 끝에 공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영상관을 짓기로 했다. 외부를 제외한 내부 전체를 리모델링했다. 2014년 5월 26일 공주역사영상관을 개관했다.
1층은 역사영상관으로 터치 형식의 영상기기에 공주의 여러 모습을 담았다. 쉽고 재미있게 공주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다. 2층은 기획 사진전이 열린다. 2013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공주 옛 사진 수집 및 사진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위해 진행한 ‘공주 옛 사진 콘테스트’에서 모인 사진을 전시했다. 사진전은 8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영상관 및 전시실은 오전 열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에는 존재하지 않던 구석기 역사를 한국에서 발견하지 못하도록 일본은 한반도 내 구석기 연구나 발굴을 제한했다.
1960년대 파른 손보기 선생은 70만 년 전 구석기 유물로 추정되는 주먹도끼를 발굴한다. 그곳이 바로 석장리 박물관이 있는 공주 석장리동 금강 유역이다.
연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파른 손보기 선생은 발굴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조사·발굴을 시작했다. 석장리 박물관에서는 발굴된 유물과 그 유물을 발굴하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앞 넓은 잔디밭은 석장리 구석기 유적지, 선사공원, 체험공간으로 나뉜다. 박물관 옆으로 2009년 개관한 파른 손보기 기념관이 있다.
전시관은 자연, 인류, 생활, 문화, 발굴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로 꾸몄다. ‘원시인의 하루’와 같이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볼거리가 가득하다. 구석기 시대에 사용했던 주먹도끼, 빗살무늬 토기 등 많은 유물도 전시돼 있다. 파른 손보기 기념관에서는 손보기 선생의 생애와 발굴 당시 사진과 자료를 볼 수 있다.
오는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한국 구석기 발굴 50주년 기념 ‘2014 석장리 세계구석기축제’가 열린다. 많은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홈페이지 www.sjnmuseum.go.kr
문의 041.840.8924
중동사거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사거리가 하나 더 나온다. 사거리에서 옥룡동 방향으로 나지막한 고개가 하나 있는데 이 고개를 ‘국고개’라 부른다.
고려 시대 이복이라는 효자가 어머니께 드릴 국을 얻어 품에 안고 고개를 넘다 넘어져 국을 모두 쏟아버렸다. 그래서 국고개라 부른다. 원래 ‘국을 엎질렀다’는 뜻의 ‘갱경(羹傾)골’이라 부르다가 지금은 국고개로 바꾸어 부른다. 국고개와 함께 효자 이복이 병석에 있는 어머니를 위해 추운 겨울 금강 물을 깨고 잉어를 잡아다 약을 달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했다는 또 다른 전설도 전해진다.
국고개 양쪽으로 충남역사박물관과 중동성당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2004년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으로 개관했다가 2006년 역사박물관으로 다시 새 단장 했다. 박물관은 1, 2층으로 1층은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 시기까지 역사자료와 생활민속품을 수집해 상설전시장으로 꾸몄다. 2층은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중동성당에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종교건물의 위엄을 나타내려고 일부러 가파른 언덕에 성당을 세웠다. 1898년 프랑스에서 온 진 베드로 신부가 이곳에 교당을 세우고 교리를 전파하면서 천주교가 공주에 자리 잡았다. 국고개 초입에서 삐죽 튀어나온 뾰족한 첨탑이 보인다. 성당은 1937년 고딕양식으로 지었다. 현재는 본당과 사제관만 남아 자리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