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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8호] 조금 특별한 당신의 라디오 시대
매일 새벽 두 시, 좋아하던 라디오 방송을 듣기 위해 졸음을 참곤 했다. 그 라디오 방송을 듣지 않으면 하루가 끝나지 않은 것 같아서였다. 궁금한 것을 하나씩 알려주는고, 오늘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았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 깊은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라디오 방송은 별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오래된 친구 같았다. 대저니스타 라디오와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를 만나던 두 날, 그때가 떠올랐다.
자신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대저니스타 라디오를 만들었다.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이 ‘특별하다’는 전제를 두고,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를 만들었다. 그렇게 우리 주변 사람 이야기를 하나씩 엿듣는다. 이 사람들은 왜 그걸 그토록 사랑할까, 우리 주변의 누구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나, 다양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준다. 특별한 사람만 방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만들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다락방에 앉아 사람을 말하다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1회에서 끝날 줄 알았어요. 2회로 다시 돌아온 인디라디오와 인디티비, 그리고 트리플디가 함께하는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
매번 감격을 표하며 시작한다. 지난 7월 3일 업로드 된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다.
수다 떠는 방송, 조용히 삶을 이야기하는 방송
인디티비와 인디라디오, 디자인회사 트리플디가 함께 한다.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에 ‘인디라디오’라는 페이지가 생겼다. 이곳에 하나둘, 업로드 되기 시작한 라디오 방송은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다. 지난 6월 12일, 첫 번째 정규방송을 시작으로 지난 7월 2일 두 번째 방송을 들려주었다.
“평소 소수자에 관심이 많았어요. 보통 제가 영상을 다루니까 제 작품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에 관해 생각하다가 시각장애인을 떠올렸죠. 시각장애인에게도 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들려줄 방법을 찾다가 라디오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라디오를 혼자서 할 수는 없잖아요. 섣불리 시작하지 못했던 거죠. 그러다 의영 씨와 대화 중에 라디오 방송 이야기가 나왔어요. 둘이 함께 추진했고, 민구 씨가 합류했어요. 두 DJ와 함께 일단 시험 방송을 녹음했죠.”
인디티비 고영진 대표와 힙합밴드 MHstudio의 노의영 씨를 주축으로 네 사람이 모였다. 욕망으로 잠재해 있던 ‘라디오 방송’은 네 사람이 모이자 현실이 됐다. 인디티비 고영진 대표가 인디라디오를 만들어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노의영 씨와 최민구 씨가 DJ를 맡았다. 여기에 방송 진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조연출 역할을 정다은 씨가 맡았다. 녹음실은 동구 가양동에 있는 디자인 회사 트리플디에서 지원한다.
“저 자신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지금 다른 무엇보다도 라디오 방송에 가장 많은 애착이 가요. 평소 공연으로만 관객을 만났거든요.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열망도 있었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걸 즐기니까요. 그런데 점점 고민도 늘어요. 아무래도 방송이니까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고, 흐름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잖아요. 그런 두려움이나 스트레스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없으면 발전할 수 없으니까요.”
노의영 DJ의 이야기다. 긴 시간 이야기를 끌어내는 일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 그것에 ‘재미’까지 더하려니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그 고민의 시간이 괴롭지만은 않다.
“당연히 더 많이 고민해야죠. 라디오를 처음 시작하면서 우리끼리 했던 이야기는 정말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도 어떤 철학을 발견할 수 있는 라디오를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나중에는 진짜 우리 이웃이 출연하는 방송이었으면 좋겠어요.”
최민구 DJ의 이야기다. 꼭 특별한 사람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우리 이웃에게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들의 인생에서도 하나둘, 배울 점이 있다. 그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진짜 철학을 찾는다. 인디라디오는 누구나 라디오를 만들고, 누구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다 떠는 느낌의 방송이었으면 해요. 우리들의 다락방이라는 이름도 친구들끼리 쪼그리고 앉아서 수다 떠는 공간 같은 느낌이잖아요. 그렇게 가볍게 와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었으면 좋겠어요.”
조연출 정다은, DJ 최민구, DJ 노의영, 연출 고영진
당신도 라디오에 출연할 수 있어요
게스트 섭외나 방송 일자에 특별한 규칙은 없다. 누구나 출연할 수 있고, 모두 시간이 괜찮을 때 녹음한다.
“라디오 방송을 오래 하고 싶어요. 길게 보고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처음엔 각자 하는 일에 피해가 가지 않는 시간에 하려고 해요. 아직은 라디오에 그만큼 시간을 쏟을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업로드 시간이나 녹음 날짜를 약속하지 못해요.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틀을 잡아가야죠.”
자주 보는 친구와 대화하듯 하나씩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편안하고 즐거운 방송,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는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잖아요. 자기 인생에서만큼은 자기가 최고인데, 모두 남을 부러워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라보곤 하죠. 그러지 않았으면 했어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씩 전파를 타고, 그 사람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작은 울림을 받는 거죠. 그러면서 특별할 것 없는 내 인생의 가치도 깨닫는 거예요. 저희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분들이 궁극적으로는 그런 것을 느꼈으면 해요.”
홈페이지 indieradio.kr
우리들의 다락방 “이층과삼층사이”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인디라디오’를 검색하면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축구특별시, 대전을 말하다
“응답하라. 축구특별시. 일주일 내내 축구 이야기를 나누는 도시, 대전. 그리고 대전시티즌의 열정적인 사람들, 대저니스타 라디오 열세 번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15일 오후 세 시, 중도일보 녹음실에 다섯 명이 모였다. 김선웅 대저니스타 현장팀장, 유제민 MC, 대전시티즌 U-12 이하 김인호 감독, 대저니스타 의장이자 대저니스타 라디오의 김준태 PD, 중도일보 금상민 기자다. 매주 다섯 명이 모여 ‘대저니스타 라디오’가 만들어진다.
대저니스타 현장팀장 김선웅, DJ 유제민, 대전시티즌 U-12이하 김인호 감독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속한 것을 말한다
대저니스타 라디오는 지난 4월 21일 첫 방송을 녹음했다. 매주 월요일 아홉 시에 녹음하고, 매주 목요일 열한 시에 대저니스타 유튜브 공식채널과 대저니스타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로드 된다. 지난 7월부터는 팟캐스트에서도 내려받아 들을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들이 매주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전’, 대전의 축구팀 ‘대전시티즌’에 관한 이야기다.
“대저니스타는 대전시티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대전이라는 지역을 아끼고, 대전시티즌을 응원해요. 그래서 대전시티즌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 해왔고요. 잡지 형태로 대전시티즌의 소식을 담는 것도 만들고요. 라디오 방송도 죽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어요. 대전시티즌이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후에 점점 매체에서 다루는 횟수도 줄었거든요.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는 열망이 생겼죠.”
김준태 PD의 이야기다.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창설된 프로축구리그는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과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나뉜다. 2014년 현재 K리그 클래식은 열두 팀이고, K리그 챌린지는 열 팀이다. K리그 챌린지 중 대전시티즌은 1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 경기는 3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매주 있으며, 대전시티즌의 경기 또한 매주 한 번씩 있다.
“대부분 월드컵 할 때만 축구경기를 보잖아요. 우리나라 축구가 발전하려면, K리그에 관심을 두어야 해요. 축구로 유명한 국가를 보면, 자국 축구에 관심과 사랑이 남달라요. 지역이 발전하려면 그 안에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하고, 나라가 발전하려면 지역 하나하나가 발전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방청을 원하는 사람은 방청할 수 있다
처음 시작은 카페 도시여행자에서였다
대전을 말하고, 대전을 외치다
김준태 PD가 기획하고, 김선웅 대저니스타 현장팀장, 대저니스타 구성원인 유제민 씨, 대전시티즌 U-12 김인호 감독이 합류했다. 모두 매주 대전시티즌의 경기를 챙겨 보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1회부터 6회까지는 김준태 PD가 운영하는 중구 대흥동의 도시여행자 카페에서 녹화했다. 마침 축구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던 금상진 기자가 중도일보 방송실에서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더 좋은 장비와 좋은 음질로 청취자를 만날 기회였다. 7회부터는 중도일보에서 녹화했다. 녹음에 관련한 부분과 편집을 금상진 기자가 도와주고, 중도일보 홈페이지에서도 대저니스타 라디오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한 시간여 동안 대본 없이 이야기를 진행한다. 큰 줄기는 있다. 지난주 경기 리뷰, 다음 주 경기 프리뷰, K리그의 큰 이슈, 대전시티즌의 소소한 소식 등이다. 기존 언론에서 다루는 내용도 있고, 다루지 않는 내용도 있다. 대전시티즌 선수들 하나하나 이름을 언급하며 응원하기도, 위로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큰 제약이 있는 방송이 아니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요. 큰 틀은 있지만, 작은 제약은 없는 거죠. 다들 평소에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디선가 주워들은 ‘카더라 통신’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저는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는데, 김인호 감독님이 전문적인 이야기를 더해주니까 방송 균형이 맞아요. 방송을 듣는 분들도 김인호 감독님의 분석이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소소한 선수들의 소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고요. 회가 거듭할수록 더 균형이 잡혀요.”
김선웅 현장팀장의 이야기다. 이들에게 축구는 그냥 보고 마는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티셔츠, 깃발, 배너 등 응원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제작하고, 대전시티즌을 알리기 위한 잡지와 라디오까지 만들었다. 김선웅 현장팀장은 축구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화약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대전시티즌이라는 매개를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한다. 더 많은 사람이 대전시티즌 경기에 관심을 두길 바란다.
“축구장에서 기업 이름이 아니라 ‘대전’을 외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 줄 몰라요. 저희 방송을 듣는 사람은 아무래도 축구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생긴 사람들일 거예요. 그 사람들을 한 번이라도 축구장에 유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에요.”
‘대저니스타 라디오’는 유튜브, 아이튠스, 팟빵, 중도일보 홈페이지에서 ‘대저니스타’를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