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8호] 오야도마리 아야코

저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태어났습니다. 오키나와는 제주도와 닮았다고 알려진 곳입니다. 

저는 오키나와에서 태어났지만, 엄마가 일본본토 쿠마모토 출신이라 사람들에게 저는 ‘오키나와와 쿠마모토 더블’이라는 말을 합니다. 오키나와 사람이면서도 쿠마모토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해요.

오키나와 지역 특성은 한마디로 ‘친구의 친구는 친구’입니다. 정말 좁은 지역사회라 같은 회사에서 친구를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또, 오키나와는 일본이라기보다 아시아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립니다. 종종 일본본토 사람이 오키나와 공설시장은 아시아 시장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한국과 태국, 대만을 여행하며 그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가끔 동네 시장을 가거나 골목을 걸을 때면 대만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키나와에는 류큐왕국 역사가 있어 지역을 생각하는 사람들 마음이 일본의 다른 곳과 다릅니다. 그런 역사때문에 일본본토와는 다른 문화도 있고요. 

본토출신의 친구들은 ‘오키나와 사람은 전통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친구들 지역에서는 전통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제 주변에 류큐 무용이나 샤미센(오키나와 전통악기)을 배우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 하더라도 지금 오키나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적습니다. 제주도에 제주도 말이 있는 것처럼 오키나와에도 오키나와 말이 있습니다(일본어와 오키나와 방언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용하긴 하지만, 오키나와 대부분 사람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언어를 외국어처럼 ‘공부해야지.’ 하면서 배우려고 하는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요.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휴양지 이미지가 강한 곳이지만, 사실은 사회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군기지 문제입니다. 그 외에도 실업률이나 환경파괴 등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요즘 ‘Pink Dot Okinawa’라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가 살아가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의 행사입니다.

오키나와에는 많은 마이너리티 배경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 미국인과 오키나와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 등입니다. 저는 우치-난츄(오키나와 사람을 말하는 오키나와 방언)라는 단어에 그런 사람들의 존재가 숨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습니다.

일본에서 오키나와는 재미있는 장소, 풍요로운 장소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일본본토에서 오키나와로 이사 오는 것도 그런 이유라 생각합니다. 일본본토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문화가 있는 곳이 오키나와입니다.

마이너리티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문화가 다양한 곳으로 만듭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것도 오키나와에서 자라서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곳이 오키나와이니까요. 

제가 사는 오키나와가 많은 사람이 가진 다양한 배경을 서로 알아가고 지지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바뀌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가 된다고 믿습니다.


김선정 사진제공 오야도마리 아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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