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8호] 이효주 (주)도담도담맘스클럽 대표

“엄마들이 움직이면 대한민국이 움직여요. 엄마들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대요.” (주)도담도담맘스클럽과 온라인 카페 도담도담 이효주 대표도 아이 셋을 둔 ‘엄마’다. 2006년 어느 육아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본 기사가 효주 씨를 움직이게 했다. 혼자 시작한 활동이 지금은 5만여 명의 엄마가 함께하는 큰 움직임이 됐다. 엄마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그녀를 만났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

2006년 효주 씨는 아빠와 어린아이 두 명이 대전역에서 노숙을 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그때 효주 씨 뱃속에 첫째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양손에 기저귀와 분유를 챙겨 들었다. 친구와 함께 만삭인 몸을 이끌고 대전역으로 향했다. 100일도 안 된 갓난이를 보자 이 아이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생각 했다. 자주 들락거리던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올렸다. 도움을 주고 싶은 엄마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온라인 육아 카페 ‘도담도담’이 탄생했다.

도담도담에서 엄마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모금활동부터, 누구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 봉사활동 후 느낌 점 등 엄마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한 엄마가 다른 엄마를 그 엄마가 또 다른 엄마를 데려왔다. 지역의 다양한 업체나 가게에서도 후원하고 싶다는 곳이 조금씩 늘어났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생각한 것이 있어요. ‘동정심에 한 번 도와줄 거면 애초 시작하지 말자.’예요. 다른 엄마들한테도 말해요. 그런 마음으로 오는 거라면 아예 오지 말라고요. 후원금을 내지 않아도 좋아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처음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생각이었어요. 앞으로도 쭉 그럴 거고요.”

글을 모르는 아빠를 대신해 가정통신문을 읽어 주고, 아이 한 명 한 명 엄마의 손길로 만져주며 활동을 이어갔다.

2006년 시작한 도담도담은 2011년 2만 5천 명의 엄마가 함께하는 육아 커뮤니티가 됐다. 2012년 마을기업에 선정돼 갈마동에 있는 한 빌딩 2층에 사무실을 얻었다. 도담도담 온라인 카페와 함께 ‘(주)도담도담맘스클럽’이라는 법인회사를 만들어 운영진 다섯 명과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주)도담도담맘스클럽의 주 수익사업이 장난감 대여, 공간 대관이었어요. 수익이 전혀 나질 않았죠. 운영진 모두 월급도 못 받았어요. 아이들을 계속 돕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거예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났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는 생각을 그때 했어요.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다 마케팅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지금은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기업과 단체 홍보, 마케팅 사업을 기존 사업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엄마를 지지하다.

(주)도담도담맘스클럽에서는 어려운 아이를 돕는 일뿐만 아니라 엄마와 아이를 위한 다양한 공익사업도 함께 운영한다. ‘엄마들이 만든 성교육 인형극’이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두 차례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며 엄마들이 직접 공연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부족한 부분을 정부에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엄마들이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성교육이 정말 필요한데 어디 하나 해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엄마들이 직접 인형도 만들고, 공연 연습해서 어린이집을 찾아다녔어요. 저희는 조금 도움 주는 정도예요. 엄마들끼리 연결해 주고, 같이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거죠.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나중에는 엄마들끼리 영차영차 해서 잘하더라고요.”

이 밖에도 부모학교, 목욕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갖게 된 작은 힘을 유익하게 쓰고 싶어요. 좋은 사람과 좋은 일을 하며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글 사진 박한슬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