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1호] 나를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

효동 복지만두레 이종석 위원장 | 주말이면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청소를 한다. 몇 년째 청소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은 이 사람이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소개했다. 2008년 산내파출소 소장으로 정년퇴직하고 지금은 매일 가오중학교로 출근한다. 가오중학교에서 안전 지킴이 봉사활동을 하며 평일 낮을 보내고 주말이면 서대전시민공원을 청소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 모두 지나가면서 인사하고, 서대전시민공원에서는 시민이 지나가면서 인사한다.

                  

깨끗한 도시를 만든다

2008년 12월 31일에 산내파출소 소장으로 정년퇴직했어요. 일을 그만한다니까 찾아 주는 데가 더 많았어요. 파출소에 있을 때도 순찰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던 곳이 학교 주변이었어요. 학생들이 잘돼야 미래가 밝은 거예요. 지금도 학생들 하나씩 다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고 그러죠. 아이들이 참 예뻐요. 다들 인사도 참 잘하고. 고맙죠.


가오중학교 주변으로 학교가 참 많아요. 바로 옆에 대전맹학교도 있고요. 제가 정년퇴직한 곳이 동구였어요. 일하면서도 계속 시민 곁에 있었고, 일 그만두고 저 역시 시민으로 돌아갔으니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여기에 있는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파출소에서 근무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요. 뿌듯한 일도 많았죠. 아침에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명절 때 선물을 주고 가는 거예요. 그냥 고맙다고 하는데, 한 것도 없는데 머쓱하더라고요. 제가 하는 건 그냥 좋아서 하는 거거든요. 제가 즐겁고 좋은 게 더 커요.


보통 평일에는 일곱 시면 나와서 비둘기들 모이 주는 것부터 시작해요. 아침에는 도로에 비둘기들이 천지거든요. 교통에 방해가 되니까 모이를 주면서 애들을 모아요. 그리고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청소를 하죠. 그리고 주말에는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운동하면서 쓰레기를 주워요. 주변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한 게 20년이 넘었거든요. 1992년에 이사했는데 그때부터 주말이면 나와서 쓰레기를 줍죠. 그냥 깨끗해야 하니까. 모두가 깨끗한 도시에 살면 좋으니까 그런 거예요.

                       

                         

소통하며 산다

은퇴하고 나서 더 바쁘게 살아요. 마라톤도 하고, 복지만두레처럼 여기저기서 직책을 부탁하는 곳도 많고요. 고향이 금산인데 금산으로 내려갈 고민은 하지도 못했어요. 워낙 많이 찾아 주시니까 갈 수가 없죠. 오히려 제가 제대로 활동을 못 할 것 같아서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참 행복한 일이죠. 어쨌든 계속 찾아 주시니까요.

계속 주민들하고 소통하고 어울려야 해요. 나 혼자만 잘되기 위해서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혼자 욕심부리지 않고, 많은 것을 나누면서 사는 것, 앞으로도 그렇게 사는 게 제 목표예요. 마을을 청소하면서 제 마음도 한 번씩 청소하고, 그게 참 좋아요.


글 사진 이름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