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1호] 공간에는 이야기가 머물고

선화초등학교 앞 인디플레이스는 밤이 되면 또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후 내내 거리에 스며들어 있다 어둠이 내리면 이곳이 인디플레이스임을 알리는 간판과 전창 너머 조명이 환하게 보인다. 캣타워와 벽에 걸린 그림 몇 점, 그리고 고양이와 강아지들, 과연 이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일단은 고양이 집이죠"
            
고영진 대표는, 이 공간이 고양이들의 집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공간을 운영하는 강누리, 고영진 대표가 집으로 돌아갈 때도 고양이들은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먼저 이곳은 영상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디티비의 고영진 대표와 회화 작업을 하는 강누리 작가의 작업실이다. 굳이 간판을 달아 공간에 이름을 부여하지 않아도 됐지만, 작업실을 만드는 김에 사람들과 교류하며 공간을 활용하면 어떨까 싶어 인디플레이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간에 들어서면 벽과 기둥을 가득 채운 강누리 작가의 그림이 눈에 띈다. 그림 속 개와 고양이의 눈을 가만히 바라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를 만큼 빠져든다. 그림에 이끌려 밖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온 적도 많다. 

“따로 그림 보러 갈 데가 갤러리 말고는 없잖아요. 이곳은 딱딱한 공간은 아니니까 차 한 잔 마시면서 제가 그림에 대해 충분히 얘기해 줄 수 있어요. 어떤 분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봐 주셔서 제가 감동한 적도 있어요. 다른 공간들처럼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잠깐 활력을 얻는 일탈의 장소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누리 작가의 말처럼 이곳은 여느 공간처럼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작업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다른 사람과 이 공간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인디플레이스에서는 고영진 대표, 강누리 작가를 중심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벌인다. 인디스토어에서는 강누리 작가의 아트 상품을 살 수 있다. 반려견의 초상화 등을 직접 의뢰할 수도 있다.
고영진 대표가 인디티비 이름으로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도 이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인디라디오의 제작 회의도, 대전영상제작자연합회의 비정기 모임도 이곳에서 한다. 또, 얼마 전에 시작한 인디스쿨의 첫 강의를 이곳에서 진행했다. 
                 
                       
 때마다 색을 바꾸는 곳 
            
간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 주기도 한다. 열 명 이내의 소모임 등 공간이 필요한 이들이 대여할 수 있다. 또한, 벽면을 이용해 전시도 진행할 수 있다. 공간에 있는 집기들 때문에 완전한 전시의 느낌은 아니지만, 많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전시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인디플레이스가 어떠한 공간이라고 규정해 놓은 것은 없다. 고영진 대표와 강누리 작가의 사무실 겸 작업실이며 이외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 

“문화예술 쪽에 관심 있는 분들이 와서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영상 분야도 영상만 찍어서는 좋은 작품이 안 나와요. 음악가, 미술가들과 교류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죠.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인이 만나 자신의 일을 소개하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고영진 대표가 인디플레이스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한다. 최근, 인디플레이스 2호점을 만들었다. 인디플레이스와 멀지 않은 곳, 카페 안도르 맞은 편이다. 강누리 작가의 작품 보관을 위해 공간을 대여했는데 그림을 전시하고 많은 이가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앞으로 인디매거진 발행을 계획한다. 인디플레이스는 물론 두 대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활동을 담은 뉴스레터 개념이다. 이렇게 두 대표는 인디플레이스에 머물며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려 간다.  
                  
                  

글 작성자  그림 작성자
인디플레이스
주소  대전 중구 선화로 154-1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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