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9호] 중교로를 말하다

지난 8월 7일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두 번째 포럼이 열렸다. (주) 공감만세 3층 여행정거장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중교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 월간 토마토 이용원 편집국장이 사회를 맡고 박경덕 중구문화원 사무국장과 유병구 CNU 건축사무소 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박경덕 중구문화원 사무국장은 ‘중교로 이야기’라는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다. 1910년부터 대전천에 생긴 목척교와 대흥교, 중교가 원도심, 특히 중교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또 중교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설명했다. 

“둔산으로 모든 것이 옮겨간 후 원도심, 그중에서도 중교로는 활기를 가장 많이 잃은 곳이었습니다. 이를 살리기 위해 2009년부터 중교로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구문화원이 주관한 ‘중교로 차 없는 거리 토요 문화마당’도 그중 하나고요. 원도심에서 진행하는 많은 사업을 보며 잘하고 있는건지 고민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차 없는 거리 행사도 그렇고요.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무엇이든 저질러보자 라는 생각으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부족하긴 해도 이런 움직임이 중교로에 또 다른 가능성을 불러일으키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로 최근에 젊은 친구들이 중교로에서 뭔가 해보고 싶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이 원도심에 변화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뒤이어 유병구 CNU 건축사무소 대표가 ‘중교로에 문화 흐름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시작했다. 그동안 중교로에서 진행한 다양한 사업을 되짚으며 앞으로 원도심 활성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그동안 사업들은 대부분 관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사업예산이 책정되고 주민들은 뒤늦게 이에 대응하는 식이죠. 하지만 예산이 책정된 뒤에는 주민도, 공무원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식의 절차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과 관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합니다. 또 주민과 주민, 단체와 단체가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발제가 끝나고 한 참가자가 “주민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조금 천천히 가는 방법은 없었는지, 이미 관 주도로 모든 것을 진행하고 주민과 단체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뒤이어 고두환 (주)공감만세 대표는 “중교로에서 진행한 사업에 핵심 가치와 철학이 없는 것 같다. 좀 더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은 원도심에 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했다. 매달 한 번씩 공개포럼을 열고 원도심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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