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대전칼국수 축제를 말하다

제2회 대전칼국수축제를 말하다 1

“편안히 먹고 쉴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중구 황규회 위생과장

                

                         

이번 축제를 기획하며 가장 신경 많이 쓴 것이 무엇인가.

다양한 칼국수를 선보인 것이다. 열한 군데 부스를 각각 다른 칼국수로 배치했다. 가격 조정도 해 매장에서 파는 가격보다 천 원 정도 싸게 팔았다. 특색 있게 한 프로그램은 엄마 손맛 찾기를 주제로 한 칼국수 경연대회다. 인기가 좋았고 새로운 칼국수 메뉴도 많이 나왔다.   

             

열한 개 부스를 채운 식당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위생과 직원들이 직접 맛보고 돌아다니며 선정한 것이다. 중구에서 여섯 군데를 선정했고 다른 곳은 각 구의 추천을 받아 위생과 직원들이 직접 가서 맛보고 업주를 만나보고 결정했다. 

                     

처음 축제를 기획하며 목적한 바는 무엇인가.

제1회 대전칼국수축제는 시의 원도심 활성화 공모에 선정돼서 진행했다. 원도심에 칼국수 집이 많으니까 칼국수 집들을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사람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칼국수 축제를 한 번 하자고, 그렇게 시작된 거다. 

                        

원도심 활성화, 특히 칼국수 식당을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라면 꼭 축제의 형식이 아니어도 되지 않나. 다양한 방법으로 유도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대전칼국수축제는 축제장에서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축제 기간, 서대전시민공원 주변 문화동, 태평동, 오류동 일대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컸다.

                     

왜 위생과가 주무부서가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위생과가 업소와 연관이 되다 보니 처음부터 우리가 맡아 시작했다. 원도심 활성화 공모에도 위생과가 제안해 당선된 거고 2회 때도 이어서 하게 됐다. 나중에 전문 부서로 갈 수도 있지만, 계속 위생과에서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다른 부서가 맡아서 해도 푸드코트 쪽은 위생과가 맡아서 한다.

2013년에 제1회 대전칼국수축제를 하고 3년 만이다. 2회 축제를 열기까지 텀이 좀 길었다.

2014년에는 지방선거 때문에 개최하지 못했고, 2015년에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하지 못했다. 계속 하고자 계획하다가 이번에 하게 된 거다.

      

1회 때 이틀 운영했는데 이번에는 사흘을 운영했다.

1회 때 축제가 짧았다는 시민 의견이 많았다. 조금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서 이번에는 사흘간 진행했다. 

                 

무대 위나 아래에서나 중구 관계자들은 예산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1억 3천만 원이라는 예산이 적은 액수는 아닌데 실제 1억 3천만 원으로 축제를 진행하는 게 어땠나.

예산이 가장 많이 들어간 부분이 무대 설치다. 무대 설치에 3~4천, 부스 천막 설치에 3~4천, 하수, 배수, 가스 시설에 2~3천만 원이 들어가고 나면 남는 예산이 없다. 그래서 이번 축제는 지역 예술인들이 협조를 많이 해 줬다. 부대 비용은 많이 안 들어갔다. 최소 비용으로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사흘 내 축제를 보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는 것이다.

1회 때와는 달리 엄마 손맛 찾기 칼국수 경연대회나, 직접 칼국수 반죽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축제장에 식당 부스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축제에서 푸드코트가 중심이 된 점이 아쉬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열한 개 부스에도 관람객이 줄을 서서 들어가야 했다. 칼국수라는 음식 특성상 주문 받은 대로 끓여야 하니 오래 걸리기도 하고 어려운 점이 있다. 관람객이 오래 기다렸다. 앞으로는칼국수 부스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제를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관한 궁금증도 있다. 중구가 왜 대전의 대표 음식 축제를 하는지에 관한 의문이다.

칼국수 집이 가장 많은 곳이 중구다. 원래 대흥동, 선화동에 칼국수 집이 많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조금 줄었지만, 지금도 칼국수 집이 많다. 앞으로 중구에 칼국수 골목을 조성할 계획이 있다. 축제 이름도 중구칼국수축제가 아니라 대전칼국수축제이다. 대전은 구별로 딱 딱 끊을 수 없는 도시다. 하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3회 대전칼국수축제를 진행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는가.

주제관에는 포토존도 만들고 농기구 같은 것을 보완해서 관람객이 많이 보고 느끼게 하려고 한다. 또, 칼국수의 역사를 잘 드러낼 수 있게 주제관을 보완해야 한다. 체험 부스도 활성화해야 하고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보완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와서 편안히 먹고 쉴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제2회 대전칼국수축제를 말하다 2

칼국수라는 주제로 소통 강화해야”
대전중구문화원 박경덕 사무국장​

                 

                  

제1회 대전칼국수축제와 제2회 축제 모두 대전중구문화원에서 주관을 맡았다. 2회 축제가 1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1회 때 아쉬웠던 점을 많이 보완했다. 첫 번째는 비용 문제에서 예산 쓰는 것의 할당이 정리됐다. 그리고 1회 때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메시지 전달이었다. 2회 때는 대전과 칼국수의 연결고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주제전시관을 운영했고 관련 행사, 푸드코트를 운영했다. 비교적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은데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한 부분에는 세대 차도 반영된 것 같다. 40대 이상은 ‘대전 칼국수’ 하면 그 코드가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칼국수 집이 많다는 건 알지만 그렇게 동화되지는 않았다. 

                          

축제 기간 내 칼국수가 대전의 대표 음식이라고 이야기됐다. 왜 중구에서 대전의 대표 음식을 선정해 축제를 만드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좀 더 넓게 봐야 한다고 본다. 중구 자체도 대전이다. 역사적으로 좁게 보면 원도심이라고 흔히 얘기하는 동구와 중구가 옛날의 대전이다. 역사적인 것을 차치하고 왜 대전의 축제를 중구에서 하느냐 하는 물음에 관해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각 구의 행사가 대전의 축제다. 대전시는 따로 축제를 기획할 필요 없이 구가 하는 것을 서포트해 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대전의 대표 음식을 칼국수로 선정하는 데, 또 그것을 축제로 만드는 데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공감대 형성과 축제가 같이 진행돼도 무방하다고 본다. 시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다음이 중요하다. 축제는 2, 3년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고 보완을 해야 한다.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면 얼른 메꿔야 한다. 

                   

축제 기간 어르신 관람객이 가장 많았고 청년층 관객이 적지 않았나 싶다. 20대가 즐길 만한 것이 없다는 관람객의 평을 직접 듣기도 했다.

칼국수는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동시대 음식 군에서 봤을 때 하급음식에 속한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메뉴와는 거리가 멀다. 공감대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참여층이 구분됐을 거라고 본다. 고무적인 것은 SNS에 생각보다 전달이 잘 돼서 궁금해서 온 젊은 친구들이 많았다는 거다. 앞으로는 젊은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칼국수 관련 체험 부수가 있긴 했지만, 칼국수와 무관한 부스도 많았다. 

사실 체험 부스는 예산에 따라 결정된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비해 부스가 부족했다. 더 많은 부스를 운영할 수도 있었는데 예산 때문에 그러지 못한 면도 있고 아이디어를 충분히 못 낸 면도 있다. 3회 때는 칼국수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중구문화원이 또 대전칼국수축제를 주관할지는 아직 모른다. 공정한 절차로 주관 단체가 선정되며 대전중구문화원에 우선권은 없다. 

                  

이번 제2회 대전칼국수축제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나.

1회 때보다 낫다. 1회 때는 물음표로 끝났는데, 2회 때는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전에 칼국수축제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그리고 3회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대다수가 3회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적으로 예산이 좀 더 나와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1회 축제를 2013년에 하고 3년 지난 지금 2회를 하다 보니 올해도 처음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알고 있었음에도 놓친 부분이 있었다. 또 축제를 연 서대전시민광장이 넓은 것 같지만 대전칼국수축제를 하기에는 좁아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6만 명을 수용할 만한 공간은 아니었다고 본다. 다행인 점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거다. 자가용을 이용하기에는 불편했다.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게 불편했고 맛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나중에는 푸드코트 운영 방식이 좀 더 관객이 중심이 된 방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관람객이 최소 세 가지 칼국수를 맛볼 수 있게 양 조절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결제 방식도 백화점 푸드코트 식으로 한 곳에서 구매하면 음식을 받아 바로 테이블로 가게끔 편의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음식 맛과 관련해서는 음식을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보니 맛이 떨어졌던 부분이 있었다. 매장에서 먹었던 맛과 같은 맛을 내기는 어렵다. 그런 점을 감안해 줬으면 감사하겠다. 한 곳에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줬으면 한다. 

                

관객 참여를 늘리는 방식도 충분히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관객 참여 관련해서는 운영상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한다. 이번에는 ‘보세요, 드세요, 받아 가세요.’ 하고 던졌는데, 앞으로는 이를 기법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축제는 다다익선이라고 본다. 하루하루 힘들게 열심히 살다가 보상을 받고 싶은 날에 술로 풀기가 쉽다. 축제는 이러한 보상이 확장된 개념이 아닌가 싶다. 관에서 왜 아까운 세금으로 축제를 만드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관에서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2회 대전칼국수축제를 말하다 3

“소프트웨어 살리는 축제가 필요하다”
오렌지나인 박종선 대표

                         

                      

제2회 대전칼국수축제에 어떤 기대를 하고 찾았나. 축제를 둘러본 소감이 어떤가.

기대 자체는 안 했다. 칼국수라는 게 우리한테는 익숙한 음식인데, 칼국수로 축제를 만든다니까 뭐 다른 게 있을까 싶었다. 대전이 칼국수 도시라고 얘기는 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지 축제가 답을 못 찾은 것 같다. 칼국수가 우리 삶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본질적인 문제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리고 축제가 ‘칼국수 도시’가 아닌, ‘칼국수 식당 도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봤다. 칼국수라는 음식으로 축제를 만들 거면, 칼국수가 상징하는 바, 대전 사람들의 정서 및 생활 수준에 관해 더 깊게 고민했어야 한다고 본다. 

                         

축제 현장에서 만났을 때 이런 형식의 행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축제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들었다. 이에 관한 내용을 더 듣고 싶다. 

칼국수 식당들이 잘돼 중구가 좋아진다면, 칼국수 식당 운영하는 분들이 직접 모여 행사를 하고 중구가 지원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관이 나서서 축제를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칼국수는 현재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음식이 됐지만, 처음에는 가난해서 먹은 음식이다. 그리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었는데 계속 먹으니까 익숙해진 거다. 그걸 ‘대전 사람은 칼국수를 즐겨요. 좋아해요.’라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거다.  

                              

칼국수 축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칼국수라는 음식으로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다. 신도 칼국수에서 칼국수를 먹었던 이유는 정말 맛있고 레시피가 화려해서가 아니라 적은 돈으로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어서였다. 젊은 날 빈곤한 주머니 사정을 해결해 줬던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런 의식을 공동체가 갖고 있다. 이 기억의 공유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확장시켜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칼국수를 좋아하는 인식 속에는 가난함과 고단함의 정서가 깔려 있다고 본다. 이걸 축제로 승화시켜 주는 게 요리 경연대회 같은 콘텐츠는 아니라고 본다.

                        

정서적 공유가 이번 축제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빈약하다는 거다. 형식적으로 전시장을 차려 놓은 것 이외에 그런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굳이 그럴 거면 공원에서 칼국수축제를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다. 도시 전반에서 칼국수 먹는 날을 만들든, 기간을 정해 각 식당에서 이벤트를 만들든 하는 게 낫다고 본다. 또 다양한 칼국수를 먹어 볼 수 있다는 게 이번 축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칼국수를 두 그릇 이상 먹을 수 있나? 그리고 칼국수 식당 부스를 만들어 놓고 장사를 한 거지 않나. 물론 무료 시식도 했지만, 축제라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 사이에 대전 대표 음식이 칼국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한 도시의 대표 음식을 구에서 규정하는 것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시민이 칼국수를 좋아하고 쉽게 생각하는 면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을 대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끌고 나가려면 방향성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대전시가 대전을 대표하는 음식을 통계 자료로 내 놓은 게 돌솥밥과 삼계탕이다. 칼국수는 특색 음식으로 뽑혔다. 그런데 중구가 대전은 칼국수 도시라고 주장하는 거다. 이런 점을 사람들이 헷갈려 할 수 있다. 그래서 관이 주도해 칼국수 축제를 만들어 가는 게 쉽지 않은 거다. 보기에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국수 축제를 하는 것은 시민의식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전시에서 대표 음식이 돌솥밥과 삼계탕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반 정서로 ‘우리는 두부두루치기와 칼국수를 먹는다.’라고 한 게 아닌가.

                           

1회 축제와 2회 축제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시민 참여형 축제로 가야 한다고 본다. 칼국수라는 음식과 시민의 삶을 만나게 해 줘야 한다. 또, 왜 칼국수 축제인지 대전의 칼국수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풀어내야 한다. 물론, 전시, 신문 등의 형태로 관련 내용을 풀어내긴 했으나 그냥 나눠 주고 만 정도라고 본다. 

                  

제3회 대전칼국수축제를 이어간다면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고 바라는가.
이번 축제는 공유하고 확장하기보다는 예전 방식으로, ‘우리가 벌여 놨으니 와서 즐겨라.’라는 식이었다. 앞으로는 시민들의 몫을 남겨 줬으면 한다. 또 푸드코트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식당 주인들이 칼국수를 팔러 나오는 게 아니고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 축제에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는데 칼국수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다고 본다. 이제는 축제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글 사진 성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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