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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0호] 2014 유니브엑스포 대전
9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한남대학교 경상대학과 글로벌캠퍼스 운동장에서 2014 유니브엑스포 대전이 열렸다. ‘대학생활 박람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강연, 대외활동, 프로그램, 이벤트 등 네 분야로 나눠 행사를 진행했다. 여행작가, 섹스칼럼니스트,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등 일곱 명의 연사가 경상대학 방촌홀에서 강연을 진행했고, 나머지 활동은 야외에서 부스 형태로 진행했다. 50여 개 기업과 단체, 동아리가 부스에 참여했다.
시답잖은 대학생 코스프레를 하러 간 것은 아니었다. 요즘 대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얼마나 재미있게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지 ‘취재’차 한남대학교를 방문했다. 참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버스에 올랐다. 314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한남대학교에서 함께 내릴 것 같은 이들을 속으로 몇 꼽아보기도 했다. 마치 ‘나도 같은 대학생이야’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스물다섯, 한남대학교 학생 김슬기가 되었다.
시답잖은 대학생 코스프레를 하러 간 것은 아니었다. 요즘 대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얼마나 재미있게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지 ‘취재’차 한남대학교를 방문했다. 참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버스에 올랐다. 314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한남대학교에서 함께 내릴 것 같은 이들을 속으로 몇 꼽아보기도 했다. 마치 ‘나도 같은 대학생이야’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스물다섯, 한남대학교 학생 김슬기가 되었다.
회사로 돌아와 언제인지 모르게 가득 찬 가방을 뒤적거리니 수첩, 볼펜, 사탕, 핸드크림, 홍보 리플릿이 우르르 책상 위로 쏟아져 나왔다.
부스 한 곳당 적게는 한 개, 많게는 두세 개 상품을 받았다. 부스에 참가한 기업이나 단체들은 꽤 탐나는 상품을 내보이며 이벤트 참여를 유도 했다. 상품을 받은 대가로 학생들은 기업 홍보 SNS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고 별 쓸모없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무료로 에코백을 준다는 한 부스에는 바글바글 학생이 가득했지만, 우주항공, 봉사 관련 동아리 부스는 고요한 적막만 흘렀다. 야외 부스 옆 강연장에서는 놀라운 경험을 한 연사들이 차례로 나와 ‘자신만의 길을 찾으십시오.’를 연신 외쳤다.
깔깔깔 웃으며 한나절 잘 놀았다고 생각했다. 분명 부스 곳곳은 웃음과 활기로 가득했다. 강연을 듣고 의지를 다잡은 듯 결의 찬 표정으로 강연장을 나서는 학생도 여럿 보았다. 책상 가득 널브러진 상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날 남은 것은 책상 위 물건들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