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0호] Design laboratory CO

Design laboratory CO_ 이예지, 이우진, 양희빈 디자이너

Design laboratory CO_(이하 CO_)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편집, CI, BI, 웹디자인 등. 시각적인 디자인은 모두 한다.

희빈 사실 디자인을 안 하고 싶었어요. 먼저 사회에 나가 일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꼈어요. 회사에 다니는 선배들을 보면 ‘회사원’이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 현실도피를 했죠. 디자인이랑 저랑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외도를 했어요. 학예사에 관심이 있어 갤러리 인턴 큐레이터로 일했는데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렇게 또 한두 달 방황을 했어요. 지도교수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더니, 디자인 스튜디오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대전시에서 지원하는 창업프로그램에 사업계획서를 냈어요. 그렇게 시작한 거예요.

예지 저는 처음부터 CO_에 있었던 건 아니에요. 서울과 대전에서 디자인 전문 회사에 다녔어요. ‘회사원’이 되어가고 있었죠. 일반 회사원 같은 삶을 바란 건 아니었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진 졸업을 앞두고 취업과 유학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때 예지 언니를 많이 괴롭혔어요. 같은 과 선배예요. 조언도 듣고 일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합류했어요. 현실보다는 꿈을 쫓기로 결심 했어요.

  

  

디자인 스튜디오는 협업을 중요시한다. 강령이나 수칙같이 정해 놓은 건 하나도 없다.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마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디자인 감각도 다르다. 장점이기도 하지만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생각을 표현하는 일인데 개인 마다 생각이 달라서 의견 차이가 생긴다. 이럴 땐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그냥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확신이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크다고 생각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도 다르다. 그래서 믿고 간다. 이렇게 결정해서 지금까지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CO_에서는 대전 청춘을 위한 잡지 보슈(BOSHU)의 디자인도 맡고 있다. 젊은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찌라시’를 만들고 싶다면서 제안이 왔다. 제호를 정하고 방향을 정하는 기획부터 모든 것을 디자이너와 하고 싶어한다는 것에 끌렸다. 사람들은 대부분 디자인을 예쁘게 꾸미는 일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디자인이 우선시 된다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다. 즐거울 것 같았다. 흔쾌히 해보자고 했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땐 걱정도 많이 했다. 대전에서는 처음 시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될지 안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서 겁이 났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일을 하다 보니 한계를 느꼈다. 클라이언트에게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나도, 클라이언트도 만족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될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결과 중심의 디자인을 한다. 어떻게 해서 결과물이 나왔는지가 아니라 정해진 기한에 맞춰 예쁜 디자인을 해 줄 회사를 찾는다. 외국은 다르다.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맞는 특정 디자이너를 찾는다.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에도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결과물이 나왔는지 꼭 있어야 한다. 느리다고 할 만큼 과정을 중요시 한다. 디자이너는 돈도 벌어야 하고 아티스트적인 생각도 있어야 한다. 그렇기때문에 클라이언트를 잘 설득해나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배우고 싶어서 유학을 가기로 했다. 셋이 다 같이 간다. 인턴 기회도 많아 인턴으로 작업에 참여해서 새로운 작업 과정을 배우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물론 재정적인 부분도 고민 많았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내 것이 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먹었다.

“유학을 가서도 CO_는 계속할 거예요. 그런데 수익 기대는 안 해요. 사업은 사업대로 공부는 공부대로 하되, 돈이 되면 좋죠. 주객전도 되지 않도록 많이 배워올 생각이에요. 빵만 먹어야죠(웃음). 하고 싶은 것을 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설레요. 한국에는 돌아올 거예요. 대전의 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글 황다운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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