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9호] 일본의 요괴

도깨비, 처녀 귀신, 구미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오싹한 옛날이야기의 요괴들입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요괴 워치’라 해서 요괴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이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어요. 
각양각색의 요괴들이 등장하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일본의 전통 요괴에 관해 많은 공부가 됩니다. 
일본의 요괴는 그 종류가 너무나 많아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예요. 
전래동화에 등장하거나 옛 그림, 서적에 등장하는 요괴는 
여러 가지 모습과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그중 대표적인 요괴들을 소개합니다.
                   

                  

캇파는 일본 전국의 옛날이야기나 유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명한 요괴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체구에 온몸이 녹색인 캇파는 머리에 그릇을 이고 다닙니다. 이 그릇에는 언제나 물이 채워져 있는데, 이 물이 다 말라 버리거나 접시가 깨지면 캇파는 힘을 잃어버린다고 해요. 강에 사는 캇파는 수영하는 인간을 물속으로 끌고 가 간을 먹어버리는 등 무서운 요괴로 자주 묘사되곤 합니다. 오이를 좋아해서 ‘캇파마키’라는 오이가 들어간 스시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도 해요. 캇파는 무조건 나쁜 요괴는 아니어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에게 물고기나 약으로 은혜를 갚기도 한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캇파를 본 적이 있다는 사람도 있어 외계인처럼 미확인생명체로 다루어지기도 한답니다.

텐구 또한 일본을 대표하는 요괴 중 하나입니다. 빨간 얼굴에 기다란 코가 특징이에요.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나는 요괴로도 묘사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산속에 살고 있어요. 산사태를 일으키거나 폭풍을 만들어 내서 사람들을 곤란에 처하게도 하지만 미아가 된 아이가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등 착한 얼굴도 못된 얼굴도 가진 요괴입니다. 텐구는 산의 신으로 여기기도 해요. 

오니는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한 요괴입니다. 일본어로 ‘오니’는 ‘굉장히’라는 뜻을 가지기도 하는데, 그만큼 강하고 무서운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머리에 뿔이 달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오니는 빨간 오니, 파란 오니 등 피부색에 따라서도 각기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빨간 오니’라는 앱이 유행하고 있어요. 말 잘 듣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빨간 오니가 전화를 바꿔 달라는 앱이에요. ‘여보세요. 빨간 도깨비인데 말 안 듣는 아이는 누구인가요!’ 하는 무서운 목소리를 들으면 눈 깜짝할 새에 어린이들은 정리정돈도 하고 이도 닦게 된다 합니다!

누라리횬은 ‘게게게의 키타로’라는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에도 등장해서 아주 유명한 요괴예요. 일본의 전통 의상 유카타를 입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인 누라리횬은 뒤통수가 길어서 해괴망측합니다. ‘요괴들의 총대장’으로 자주 묘사되는 누라리횬은 저녁 준비 등으로 바쁜 가정에 멋대로 들어와서 차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마치 자기 집처럼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집에 사는 사람이 누라리횬의 존재를 깨닫는 것은 몹시 어렵다고 해요. 
놉뻬라보는 언뜻 보기엔 보통 사람과 같지만, 얼굴을 보면 눈도 코도 입도 없는 요괴입니다. 보통 너구리나 여우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고 변신한 모습이 놉뻬라보라고 해요. 놉뻬라보에도 이야기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얼굴엔 아무것도 없으면서 엉덩이에 눈이 있거나, 눈코가 없는 여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로쿠로쿠비는 목이 아주 긴 요괴입니다. 목을 길게 늘일 수 있는 로쿠로쿠비, 머리가 목에서 분리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로쿠로쿠비 등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고전의 괴담이나 그림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링’이나 ‘주온’ 등 일본의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아마 수많은 요괴 이야기가 일본인의 상상력의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서운 이야기라면 질색을 하는 저는 이 이상 요괴를 주제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요괴는 재미있는 일본의 한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엄연한 문화인 것 같습니다. 

박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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