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1호] 제 4회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

지난 10월 13일 월요일, 네 번째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이하 원공재)이 (주)공감만세 3층 여행정거장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원도심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라는 주제로 대전시립박물관 고윤수 학예사와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최호진 사무국장이 발제를 맡았다.
우리는 왜 그 건물을 지켜야 할까

충남도청을 이전하고 벌써 2년이 흘렀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옛 충남도청은 잠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조용하게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채로 옛 충남도청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윤수 학예사는 자신의 공직 생활 중 대부분 시간을 충남도청과 함께했다. 그가 충남도청과 함께 보낸 7년 세월, 그 속에서 보고 느낀 것을 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006년, 도청 이전이 결정되고 2012년까지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충남도청을 끌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6년간 도청 활용방안에 관한 7~8개의 용역보고서를 만들었지만, 그 보고서에는 실체 없이 둥둥 떠다니는 정체불명의 국책기관, 박물관 등 말도 안 되는 활용 방안들만 가득합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특별법에 기대어 선택을 미루고 있습니다. 충남도청은 원도심을 원도심답게 만들 수 있는 물리적, 법적 장치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관한 충분한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고윤수 학예사는 충남도청이 걸어온 길을 차례로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결해온 방식을 앞으로 닥칠 비슷한 문제에 적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욕망을 드러내야 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발제를 마무리했다.

뒤이어 최호진 사무국장이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하는 일을 간단히 설명한 뒤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 주변에 보존해야 하지만 적절한 관리와 보존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화재와 유산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우리가 왜 이 건물을 보존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합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건물 외관을 보존하는 일과는 다릅니다. 그 건물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 지역 공동체와 시민, 전문기관 등 많은 이와 함께 의견을 나누며 그 공간과 건물에 맞는 보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죠. 사실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도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옛 충남도청도 유사한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입니다.”

최호진 사무국장은 서울 북촌마을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많은 이가 함께 이야기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은 원도심에 관해 좀 더 깊게 고민하고 행동하기 위해 시작했다. 매달 한 번 공개포럼을 열고 원도심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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