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1호] 창작공간 벌집 새 공간 오픈파티

꿈을 품은 작은 꿀벌이 카페에도 기웃, 학교 도서관에도 기웃 바쁘게 날갯짓을 하며 헤매다 버전 3.0 벌집을 발견했다. 잠시 날갯짓을 멈추고 공간에 들어가니 자신과 똑 닮은 꿀벌 여럿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한다. 짐짓 심각한 분위기가 연출되더니 금세 깔깔거리고 웃는다. 작은 꿀벌이 한 발자국 그들에게 다가가자 다른 꿀벌이 아무렇지 않은 듯 “이거 봐봐.”라며 작은 꿀벌을 끌어당긴다.
창작공간 벌집 3.0

좀 더 넓은 공간에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담기 위해 창작공간 벌집이 새 공간을 마련했다. 기존 공간이 있던 건물 바로 옆 건물로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앞으로 벌집을 운영할 방식 등 한 단계 진화한 벌집 3.0 모습을 새 공간에 담았다.

10월 20일은 새롭게 단장한 공간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함께 축하하는 오픈 파티가 열렸다. 이날은 벌집 새 공간 소개와 한 단계 성장한 벌집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무 명 남짓한 손님이 지하 1층 새 공간을 가득 채웠다. 저녁 7시가 조금 넘자 창작공간 벌집 정다운 씨가 환영의 말을 전하며 오픈파티를 시작했다.

벌집을 소개하는 영상이 흰 벽에 흘렀다. 2009년 TEDx 대전으로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부터 벌집 2.0이 담아낸 사람과 모임, 활동이 빠르게 지나갔다.  

“많은 이가 묻습니다. 벌집 대표가 누구냐 고요. 대표는 없습니다. 벌집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하나의 플랫폼입니다. 앞으로 벌집 3.0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함께 이야기하고, 재밌는 일을 만들고, 터뜨리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 공간은 코워킹 스페이스로 멤버십 형태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벌집 새 공간 오픈을 축하해 주기 위해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교복을 입은 여고생도 보이고, 중년의 가장, 대학생,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 이름을 묻고 하고 있는 일을 물었다. 공통점을 발견한 이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옮기기도 한다. 벌집에 모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직 약하지만 작은 연결고리가 생겼다.

  

  

벌이 날아와 사뿐히 앉을 공간에는

이태호 씨가 열심히 벌집을 소개하는 도중 빔프로젝터와 연결된 스마트폰에 전화가 왔다. 그가 짐짓 당황한 듯 전화를 받으니 구아영 씨와 한대철 씨가 화면에 나타났다. 두 사람은 영상통화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2층 공간을 소개했다.

2층 공간은 허니홀이라고 부른다. 많은 꿀벌이 이곳에서 열심히 꿀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허니홀이라 이름 붙였다. 허니홀은 크게 미팅룸, 코워킹 스페이스,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용도변경룸과 작은 커피 바(bar)가 있는 휴식공간으로 나뉜다. 입구에 크게 놓인 탁구대는 탁구대의 기능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유의 장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꿀통이라 부르는 보관함, 프린트와 팩스, 빔프로젝터 등 다양한 사무용품을 갖춰 언제나 편리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파티가 열린 지하 1층은 강연과 회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고, 그 옆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멤버십으로 운영할 벌집 3.0은 공간 활용도에 따라 네 개 유형으로 멤버십을 나누었다. 하루 이용권인 GUES-BEE, 학생을 위한 STU-BEE, 학생보다 좀 더 자주 공간을 활용하는 이를 위한 CO-BEE, 개인 작업을 하는 프리랜서를 위한 BUMBLE-BEE가 있다. 네 유형은 모두 이용가격이 다르고, 제공하는 혜택도 다르다.

“카페에 오래 앉아 있으면 얼마나 눈치 보이는데요. 벌집에 와서 편하게 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재밌잖아요. 벌집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잘 자리 잡았으면 해요. 누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사람이 모이고, 재미난 일이 벌어지는 곳이 되도록 열심히 만들어 가야죠.”

  

  

  

  

창작공간 벌집 새 주소 대전시 유성구 대학로 195-1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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