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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1호] 10월 도어북스 두 번째 워크숍
『씨네21』은 1995년 4월 14일 한겨레신문사가 창간한 영화전문잡지다. 도어북스에서 10월, 두 번째 세미나를 진행한 최성열 기자는 『씨네21』 사진팀의 사진기자다. 그는 매일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그 인물의 특징을 살려 사진을 찍는다. 그가 만난 인물과 그들의 특징, 그것을 살리기 위해 어떤 사진을 찍어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제가 만나는 사람 대부분 ‘사진’이라는 매체에 별다른 두려움이 없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인터뷰를 하면서 분위기가 조성되면, 물 흐르듯이 사진에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죠. 그런데 『필름2.0』이라는 매체에서 일할 때 사진팀장님께서 제게 ‘왜 인터뷰를 마친 후에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셨어요. 자연스러운 사진만이 좋은 사진이 아니라는 거죠. 긴장감을 담아야 하는 인물사진이 있는 법이거든요.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사진에 담길 때 더 좋은 사진이 찍히는 경우도 있어요.”
사진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운 좋은 사례라고 최성열 기자는 말했다. 매 순간 셔터를 누르는 선택을 하는 사진기자, 순간의 선택이 매체를 만드는 데 얼마나 좋은 재료로 남을지 결정하는 일이기에 순간마다 엄청나게 많은 선택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테미로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금요일 저녁을 보냈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최성열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보여주는 사진을 보며 궁금한 점을 하나씩 묻기도 했다. 지난 10월 도어북스에서는 26일, 31일 두 차례의 워크숍이 더 열렸다. 그냥 ‘서점’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조용한 테미로에 환한 불이 비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