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3호] 세종언론협동조합의 <굿모닝 세종>

건물을 지어 올리는 바쁜 손길과 조용하고 덤덤하게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
지난 2012년 7월 1일,
공식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에 지역 잡지가 생겼다.
풍요로운 삶, 향기나는 사람들,
함께 가는 길, 문화다락방 등의
작은 꼭지 안에 세종시의 소통 창구가 되고 싶은
바람을 품은 <굿모닝 세종>이다.
마중물 소식지로 시작한 특별한 인연

출범하기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던 세종특별자치시는 출범과 동시에 수많은 언론사에서 출입기자를 등록했다. 200여 명이 넘는 기자가 세종시 출입기자로 등록되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언론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 건강한 지역 언론이 건강한 도시를 만든다. 도시에 애정을 품은 사람들은 이 도시에서만큼은 ‘건강한 언론’을 만들고 싶었다. 지역의 뿌리를 찾아 기록하고, 진짜 가치 있는 사람과 함께 세종시를 지키고 싶었다. ‘올바른’ 언론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을 모아 세종언론협동조합이 출범했다.

2014년 7월 17일 창립한 세종언론협동조합은 11월 10일 <굿모닝 세종> 창간호를 발행했다. 세종언론협동조합은 30여 명으로 시작해 넉 달 만에 예순세 명으로 조합원을 늘렸다. <굿모닝 세종>은 세종언론협동조합에서 발행하는 월간지다.

“새로 출범한 도시이기에 신도시와 편입된 구도시가 소통하거나 교류하기 어렵죠.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원주민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릅니다. 이미 터를 잡고 살던 사람들 역시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이방인’처럼 느껴질 수 있고요. 사람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흐르는 강 위에 ‘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굿모닝 세종 장석춘 편집장의 이야기다. 장 편집장 역시 세종시에서는 ‘이방인’이었다. 6년 전 쯤 아내와 함께 조치원읍에 내려와 터를 잡았다. 서울에서 월간지를 20년 넘게 만든 장석춘 편집장은 이곳에서도 여러 활동을 병행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서울에 올라가 본업에 임한다. 나머지 날은 세종시 블로그 기자단 활동과 세종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드는 마을 신문인 ‘마중물 소식지’의 편집장 역할을 겸했다. 그러면서 그는 꿈 하나를 품었다. 새로 자리 잡은 이 도시에서 지역의 색을 견고히 하고 진짜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올바른 언론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었다.

“마중물 소식지를 만들며 만난 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소식지 만들며 뜻을 함께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거죠. 제대로 된 지역 잡지를 만들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뜻 맞는 분들과 만나니까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죠. 서울에서 월간지를 발행한 게 벌써 21년이에요. 얼마나 고된 일인지는 알지만, 그것 때문에 시작이 쉬웠던 면도 있었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어서 저지르게 되더군요. 고달픈 건 겁나지 않더라고요.”

  

  

<굿모닝 세종> 창간호와 2호

  

  

안녕하세요, 굿모닝 세종

세종언론협동조합에서 창간한 <굿모닝 세종>은 조합원 모두가 함께 만드는 잡지를 지향한다. 조합원 모두가 지역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을 갖추고, 취재할 만한 장소와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함께 만드는 잡지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의 역사를 바로 알고, 신도시와 구도시가 화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창간호 나왔을 때는 물음표였어요. 우리가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의심도 들었고, 자리 잡으려면 오래 걸리겠다는 우려도 했죠. 그런데 2호가 나오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2호에서는 우리가 담고 싶은 내용을 제대로 담은 것 같아요. 점점 욕심이 나요. 제대로 된 잡지를 만들어서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굿모닝 세종> 함소영 기자의 이야기다. 함소영 기자는 마중물 소식지를 만들며, 취재하고 글 쓰는 일을 배웠다. 오랫동안 전혀 관계없는 일을 했고, 무엇을 보더라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딸’의 관심사가 먼저인 엄마다. 함소영 기자뿐만 아니다. 세종언론협동조합의 조합원 중 언론인은 없었다.

“언론인이 없는 언론협동조합이기에 더 ‘사람’에 가까운 언론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언론이 점점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잖아요. 언론 하나만으로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점점 광고가 주가 되고, 기사로 협박하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언론도 많이 생기고요. 이제 막 생겨나는 도시에서 그런 문화가 자리 잡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장석춘 편집장은 말한다. 거의 모든 조합원이 생업이 있으며, 지역에 애정을 둔다. 고향인 세종시를 떠난 사람, 신도시에 막 유입된 사람, 세종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 등 조합원의 성격도 다양하다. 다양한 직업의 조합원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교육, 문화, 예술, 생활, 시사 문제 등 여러 분야를 다루는 잡지이기에 더 많은 조합원을 유입해 함께 하고 싶다. 많은 분야를 다루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세워둔 원칙도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는다, 자본과 권력을 배제한다, 정책 감시나 비판 기능을 가져야 한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상업적인 광고는 배제한다.

  

  

정직한 ‘다리’로 자리하려 한다

시민의 힘으로 만드는 강한 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함께 만드는 사람 모두 막 세상에 나온 잡지에 관한 기대가 크다. 매달 한 권의 잡지를 만들기 위해 회의하고, 취재하고, 책을 만드는 과정을 마치고 나면 하루하루가 금방이다. 점점 조합원이 늘어나면 지역 주민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해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교육이나 공연 등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만의 색을 가질 때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 같아요. 함께 하니까요. 지역 내에서 튼튼한 ‘다리’로 자리잡으려고 합니다.”

  

  

세종언론협동조합

339-886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신안새동네길 25-1

TEL 044.868.6717  FAX 044.866.6717

E-mail gsejong717@naver.com

  

  

세종언론협동조합의 첫 사무실


글 사진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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