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3호] 세월호 유가족과 함게하는 송년 촛불

 지난 12월 16일, 북카페 이데 2층에 촛불을 밝혔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짓기도 웃기도 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대전 준비 위원회는 송년 모임으로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송년 촛불 행사를 기획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학부모의 올바른 학교 참여, 공교육 바로 세우기, 학생·학부모 권리 증진을 위해 다양한 학부모 교육 사업, 정책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대전에서는 내년 3월 정식 창립을 준비한다.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 입장에 서서 다양한 활동을 벌였으며, 송년 행사로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진실을 밝히는 데 함께하기로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잃어버린 세상을 되찾는 일

송년 촛불 행사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묵념 이후,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대전 준비위원회 최영연 준비위원과 아들 이산하 군의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어 진채밴드가 “할 수 있는 일이 노래 부르는 일밖에 없다.”라며, 직접 작곡한 「팽목항에서」를 불러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눈물 흘렸다.

세월호 유가족 세 명도 함께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들은 자신을, 단원고등학교 2학년 8반 재욱이 엄마, 2학년 5반 민성이 엄마, 아빠로 소개했다. 재욱이 어머니는 “그날 전까지는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다. 아이의 죽음을 가치 있게 만들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아픔을 답습하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나왔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잔잔한 물결이 폭풍을 일으켜 잃어버린 세상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물려주어야 한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재욱이 어머니는 자신의 감정을 ‘거룩한 분노’라고 표현했다.

민성이 어머니와 아버지도 이야기를 풀었다. 민성이 어머니는 “배가 침몰하는 것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나라, 국민 모두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에 원망했던 국민들이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는 아이들을 버렸지만, 국민은 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었다. 여러분들 일이라고 생각하고 손 놓지 말고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엇보다 민성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여러분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세월호에 탄 아이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 밝히고 다시는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민성이 아버지는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이런 일은 우리 아이들로 끝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실을 밝히는 힘

유가족 세 명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한 시민은 “그동안 마음만 아파했지 살기 바빠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행동하지 못했다. 용기를 내어 하나씩 할 수 있는 일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유가족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한 시민은 “주위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공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고 있었다. 함께 분노했고 슬퍼했고 진실을 밝히자고 다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신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이들을 오히려 위로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악수를 건네고 팔을 벌려 포옹을 청했다.
2015년 1월 1일부터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른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된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진실 규명에 관심을 두고 특별조사위원회를 압박해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더하기로 다짐했다. 

  

  


글 사진 성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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