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3호] 예술강사의 발

‘○○○이 바라보는 예술강사’

대전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강사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이 모임은 예술강사 현장 지식 콘퍼런스라는 이름으로 2012년부터 시작했다. 예술강사의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관점을 공유하고 강사 개인이 겪은 경험과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며 문화예술교육을 발전시키고자 진행한다. 올해는 ‘예술강사의 발(發)’이라는 큰 주제로 대전을 포함한 5개 지역에서 콘퍼런스를 가졌다.

대전은 대전문화재단 주관 아래 12월 22일 대전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오후 2시부터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예술강사가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300여 명의 문화예술강사가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는 크게 주제발표와 모둠별 집중토론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주제 발표는 문화예술교육 컨설턴트 이헌미 씨와 문화컨설팅 바라 권순석 대표가 맡았다. 집중 토론은 ‘참여자, 문화예술교육자, 향유기관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세 가지 주제로 강사 자신이 참여자가 되기도 하고 향유기관의 입장이 되어 현장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예술교육과 강사를 바라보는 시선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문화’, ‘예술’, ‘교육’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세 단어가 합쳐졌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문화예술교육과 강사에 관한 역할이 명확히 인식되지 않은 지금, 현장에서 강사를 향한 많은 말과 시선이 혼재하고 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이헌미 씨는 “현장에서 문화예술강사가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예술이 아닌 지역, 교육 등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를 함께 가르쳐야 하는 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비협조적인 자세, 해당 기관의 이해 부족 등 강사들은 여러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강사 자신도 교육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해야 한다.”라며 문화예술강사가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언급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뒤이어 “문화예술교육의 정책적 흐름을 잘 살펴야 한다. 첫 시작이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교육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 자본과 연계해 공동체적이고 민주적인 관계를 맺는 교육이 주를 이룰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화예술교육이 지역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지역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교육은 타인 혹은 지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고민하고 정서적 지원을 하는 일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권순석 대표는 국외 문화예술교육의 사례를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문화예술교육 분야가 가장 빠르게 제도화되고 안정화된 나라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해할 부분이 많다. ‘교육’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교육이라는 틀에 너무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교육이기보다 하나의 예술 활동으로 인식하고 참여자와 활동가 모두 예술 활동을 하는 동안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용, 연극, 미술같이 장르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자본으로 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이런 활동으로 만들어진 창의적 생각과 아이디어를 다시 지역에 환원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 역시 지역과 문화예술교육의 연결을 강조했다. 물을 다스리는 것이 아닌 물과 친해지는 것, 가르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문화예술에 관심 갖도록 동기부여하고 연결하는 일이 바로 문화예술교육과 강사의 역할이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콘퍼런스를 총괄 기획한 (사)풀뿌리사람들 사회혁신센터 강영희 본부장은 문화와 예술, 교육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서로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술교육은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가 아닌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중점을 둬야 한다. 어디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 이는 앞으로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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