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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3호] 《이 년》전
지난 12월 22일 정오 갤러리에서 연 《이 년》은 말 그대로 2년만의 전시다.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두 기획자와 다섯 작가가 다시 모였다.
성아리 작가는 전시 소개글에서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오픈 스튜디오를, 대안적 프로그램의 불가능성, 제도와 실천 사이 공백에 관한 역설적인 의미를 담은 ‘닫힌 스튜디오 텅 빈 아카이브, 그리고 없는 사무실’이라는 이름으로 열었다. 무언가 결론 맺기보다는 가능성을 유보하는 것으로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 구성원들이 다른 공간에서 만났다.
《이 년》에는 당시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 기획자로 참여한 안권영, 성아리 작가와 입주작가로 참여했던 이재경, 원동민, 심종열, 오완석, 김홍수 작가가 함께했다. 특별한 기획 의도 없이 이들의 안부를 묻는, 2년 동안 펼쳐진 그 다양한 ‘가능성’의 길을 돌아보는 전시다. 지난 시간 동안 이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삶, 생활, 예술 사이를 오가며 2년 전 유보했던 가능성의 다양한 실체와 마주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심종열 작가의
전시장 왼편, 한 쌍의 모니터에는 김홍수 작가의
안권영 Landscape N1409_into the Green, Single channel video, 4min 4sec, 2014
오완석 중요한 생각만 하는 네모, 가변설치, 모래, 2014
(왼쪽부터) 성아리 일곱 개의 사물과 여덟 각의 말, 가변설치, 혼합재료, 2014, 원동민 전시가 끝날 때까지_Until the end of the exhibition, 25x25x46(cm), 풍선, 아크릴케이스, 2014
이재경 고도를 기다리며, digital print, 2014
바로 옆 모니터에는 안권영 작가의 영상 작업
내부를 사각형 모양으로 잘 다듬은 모래 작품은 오완석 작가의 <중요한 생각만 하는 네모>다. 작가는 제목에 부담을 느낀 관객이 네모를 전시장과 전혀 다른 공간으로 인식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거나, 그렇지 못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노란 풍선이 매끈한 아크릴케이스를 가득 채운 작품은 원동민 작가의 <이 전시가 끝날 때까지>이다. 전시를 준비하며 지난 2년 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여러 일을 회상하게 된 작가는, 바람이 가득한 풍선을 자신에 빗대어, 전시하는 동안 슬며시 바람이 빠질 것을 의도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짤막하게 작품을 설명한 이재경 작가는 올여름 제주도 금악오름에서 찍은 흑백 사진을 꺼내놓았다. <고도를 기다리며>라고 이름 지은 사진 작품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날아오르는 어떤 이의 모습이 시원하게 담겼다.
일곱 사람이 모여 전하는 2년 동안의 안부에 반가움과 자조, 불안, 생활, 시간, 온갖 상념이 있었다. 2012 스페이스 씨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두가 전시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참여하지 못한 한 작가를 제외한 일곱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난 시간을 풀어냈다. 이 전시는 1월 10일까지 진행한다.
정오 갤러리 대전 중구 대흥로139번길 10
관람 시간 13: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