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0호] 우리가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에 바라는 것

지난 7월 14일 오후 7시 30분 (주)월간 토마토와 (주)공감만세가 주최하는 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이하 원,공재)이 열렸다. 9회를 맞이한 이번 원,공재 포럼에서는 각계각층의 사람이 모여 대전시가 ‘꿈의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개관한 민·관협치 중간조직인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의 개념과 역할 그리고 나아갈 방향에 관해 토론했다. 이 자리에는 목원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이자 원,공재 포럼 대표인 최정우 교수를 필두로 (주)예건 양해린 대표, 사회적 자본지원센터 강영희 센터장, 사회적 기업인 (주)공감만세 고두환 대표와 대전 시민이 참석했으며 (주)월간 토마토 이용원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문제의 근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포럼은 최정우 교수가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짧은 강의 후 토론을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최정우 교수는 “과거 시는 도시 정비 사업을 통해 재개발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형태의 변화를 추구하는 데 주력했으나, 이에 따른 비용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도시 재생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도시 재생은 그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정우 교수는 “아테네, 산토리니 같은 도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만들어졌다. 오래된 골목에 오랜 모양이 남아 있는 것은 주민의 협력 덕분이다. 처음부터 관광 사업으로 했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간에 대한 가치를 다시 발견한 결과이다.”라며 공간 재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해야 할 일

강의 후에 이어진 발제와 토론에서는 도시재생지원센터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토론은 어항식 토론으로 진행했다. 어항식 토론은 고정적인 발제자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다.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 중 주민 참여가 핵심사항이라는 참여자 권인호 씨 의견에는 모두 동의했다. 문제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있었다.

참여자 강요한 씨는 “먼저 도시재생에 대한 원도심 주민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에 최정우 교수는 “대전시는 시민이 원하는 다양한 가치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만 있을 뿐,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대전에 사는 주민들에 관한 사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민 참여와 비슷한 비중으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한 원도심 활성화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참여자 이상윤 씨는 상업적 재생보다 문화적 재생을 강조하며 “대전 시민들이 원도심에 들어와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정우 교수 또한 “사람마다 생각하는 활성화에 대한 생각들이 다르지만, 문화에 대한 가치를 활성화 방안으로 사용하는 것도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참여자 김용각 씨는 “문화 활성화보다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교육, 조사, 연대를 통한 성장

토론의 중심에는 ‘주민’이 있었다. 주민 참여를 끌어내고,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토론자들의 주된 생각이었다. 결론적으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정부와 주민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과 주민을 돕는 조력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토론자들이 합의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첫 번째 역할은 교육이다. 주민들이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요구를 할 수 있으려면 그와 관련한 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정우 교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안의 리더를 길러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리더들이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지역의 물리적 환경에 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조사의 기능을 강조했다. 고두환 대표는 “책상에만 앉아있어서는 도시재생을 실행할 수 없다.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자료와 시민의 의견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마을의 형태를 구축해야한다. 이것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현장 조사가 시급하다고 했다.

성공적인 재생사업을 위해서는 주민, 도시재생지원센터, 정부, 다양한 조직이 톱니바퀴처럼 연대를 이뤄야 한다. 이번 포럼을 통해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나아갈 길을 확인했다. 이제 그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1) 어항식 토론은 어항 속과 밖을 구분하여 앉아 진행한다. 어항 속에 들어온 사람끼리 토론을 하고 어항밖에 앉은 사람은 이를 지켜본다. 어항 밖의 사람은 반론이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어항 속으로 들어가 토론할 수 있다. 


글 사진 이화자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