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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8호] 기본소득운동의 세계적 현황과 전망 2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북쪽에 위치한 나미비아는 2011년 기준 인구 약 211만 명, 2009년 1인당 국민소득 4,267달러로 중하위소득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나 지니계수가 0.639로 남아프리카국가 중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각하여 국민의 62%가 국제빈곤선의 일반적 기준인 하루 1달러 이하의 빈곤상태에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하라 이남의 다른 국가보다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보편적이며 비기여의 노령연금, 장애연금, 원호보조금, 양육수당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 나미비아루터교회 사회발전국을 중심으로 결성한 기본소득연합은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오트지베로-오미타라에 거주하는 60세 이하의 모든 거주자에게 2008년 1월부터 2년간 조건 없이 매달 100나미비아달러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빈곤감소(극빈 86%에서 68%로, 기아빈곤 76%에서 37%로 감소), 영양실조 감소(5세 이하 어린이들 영양실조 42%에서 10%로 감소)와 교육문제(연간 50나미비아달러인 수업료 납부율 90%까지 상승-나미비아 평균 60%), 경제활동(실업률 60%에서 45%로 감소, 고용률 44%에서 55%로 증가), 범죄문제(36.5% 감소, 자포자기적 삶과 연관된 범죄가 상당히 감소하였으며 이는 공동체의 일반적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방증)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성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경쟁국가를 지향하는 서남아프리카인민당(SWAPO)이 2009년 총선에서 74.2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집권하는 상황으로 정치지형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기본소득의 전면적 도입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입니다.
브라질에서는 2001년 12월 에두아르두 수플리시 상원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시민기본소득법이 2002년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뒤 하원을 거쳐 2004년 1월 8일 룰라대통령이 서명 공포하였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법안이 공포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으나 정치권의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중소도시와 산간 오지 등 지역차원에서도 기본소득의 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주 소도시 산투안토니우두핀할에서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2009년 11월 ‘지역기본소득법’이 시의회를 통과하였고, 브라질 남동부 해안의 산투안드레 시 시골 마을인 콰팅가벨류에서는 2009년부터 비정부 시민단체인 ‘레씨비타스Recivitas’가 주민 1인당 매월 30레알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언론기사에 따르면 해당 마을에서는 “집들의 보수가 이루어졌고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기본소득을 모아 자신의 일터인 이웃 도시의 농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 구매비용을 마련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서로를 돕게 됐다고 한다. 그들은 공동체의 문제를 상의하면서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고 합니다.
스위스에서는 2013년 10월 4일 12만 6천 명의 서명을 받아 ‘기본소득을 위한 국민발의’가 정식으로 제출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국가의 기본소득 보장 의무, 기본소득이 모든 시민이 건전하고 위엄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기초가 된다는 취지, 기본소득의 수준과 재정 문제는 별도의 법으로 정한다는 원칙 등 크게 세 가지를 담았는데 2015년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으로 통과되면 헌법에 기본소득 조항이 신설됩니다. 기본소득 지급수준은 18세 이상 성인은 월 2,500스위스 프랑(약 300만 원), 청소년 및 노인은 약 4분의 1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스위스는 2012년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7만8,881달러이며 빈곤선은 2,378스위스프랑입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 (BIEN)는 1986년 창설(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로 결성되었다가 명칭 변경)해 아르헨티나, 호주, 오스트리아, 브라질, 덴마크,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한국 등 총 17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하였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총회를 여는데 제15차 총회는 2014년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했고, 제16차 총회는 2016년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BIKN은 2009년 창립해 2010년 기본소득국제학술대회 개최, ‘기본소득서울선언’ 발표 및 BIEN 가입, 2012년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발족, 2014년 기본소득공동행동(주) 출범 등의 활동과 신문 및 잡지 기고, 팟캐스트 ‘새가 날아든다’ 고정 출연 등 기본소득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는 2013년 창립한 우리나라 최초 지역네트워크로 현재 각종 단체의 초청강연 및 격주 세미나 개최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많은 부분은 박종철출판사의 기본소득총서 제3권 ‘기본소득운동의 세계적 현황과 전망’의 내용을 발췌 및 인용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