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8호] 시간이 지나도 '남는' 꽃

머리글

예쁜 꽃도 시간에는 약이 없다. 시들면 제 색을 잃어버리고, 계절을 뽐내던 아름다움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김해정 씨 역시 힘들게 만든 작품이 시들면 버려야 하는 현실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

“이것저것 만들다가 ‘플라워 전문가 과정’을 밟았는데, 열심히 만들었는데 버려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조화로 하다가 드라이플라워를 만났어요.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남는다는 것 때문에 매력적이었어요. 만들다 보니까 이걸로 어떤 소품까지 만들 수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은 거예요. 지금도 그렇게 실험하는 중이에요.”

작년 11월부터 하나씩 작품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렸다. 점점 배우고 싶다고 블로그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었다. 블로그를 보고 문의하고, 제품을 주문하는 등 관심이 늘면서 작업실을 마련했다. 공간을 마련하면서 미술을 전공한 친구 이정은 씨와 함께했다. 양양이는 김해정 씨의 애칭이고, 샤닝은 이정은 씨의 애칭이다. 손재주가 좋은 친구를 만나 꽃은 액자, 시계 등 다양한 소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말린 꽃’이라고 해서 시들시들한 느낌만 간직한 게 아니다. 가장 예쁠 때 말리기 시작한 꽃은 제 색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작업을 계속 하기 위해 예쁜 꽃은 색 별로 가져다 놓는다. 꽃만 사려고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매일 연구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요. 그걸 블로그에 올리면 알아보는 분들이 보고 이사를 하는데 어디에 어떻게 데코를 하고 싶다거나, 결혼식 때 신부 대기실을 꾸며달라고 문의가 와요. 그러면 상담하고, 직접 보고,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조율하고, 공간이 완성되면 정말 뿌듯해요. 더 많은 분이 드라이플라워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어요(웃음).”

A. 대전 유성구 유성대로 654번길 73
T. 010.5423.0226
B. blog.naver.com/haehae26


글 사진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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