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6호] 대전시민아카데미가 소개하는 4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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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
-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창비

  

청춘남녀가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만날 약속을 하지만 서로 약속을 못 지키고 각자의 삶을 살다가 다시 재회하여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내용을 그린 영화가 있다. 10여 년의 간격으로 주연 배우가 그대로 출연하면서 만든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3부작이 그것이다. 첫 만남을 못잊던 그들은 서로 가정이 있었지만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다루었다. 이후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그리워하던 사랑을 만나 함께 살면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해 다투는 장면이 나온다. 간절히 원하던 사람을 만났으면서도 왜 그럴까?
남녀의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한한 이야깃거리이고 관심사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 때문이라 생각한다. 각각 지구 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자와 남자는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싸우고 사랑하면서도 증오한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고 있는 바를 심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남자의 경쟁심, 결혼, 성적 관계, 불안, 질투, 통과의례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작가가 읽은 다양한 남자에 대한 글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자들의 심리를 이야기하듯 풀어놓는다. 남자는 자신의 아들도 경쟁자로 삼고 강하게 보이려고 한다. 그것은 약하고, 의존적이며 불안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에 대한 작가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글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녹여내어 주관으로 흐르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자들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돌아보게 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남자는 자신이 모르던 부분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고 남자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여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여자는 남자들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감추어진 또 다른 내면을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얘기한 영화의 주인공처럼 사랑하면서도 다투는 남녀관계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알려고 노력하면 더 깊은 사랑을 하지 않을까?
  
‘덧없이 가는 봄날’(법정의 마지막 법회의 한 구절)에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와 연인과 부부가 함께한다면 가는 세월의 덧없음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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