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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4호] 《촌스럽네》 展
지난 1월 10일부터 18일까지 대전갤러리에서 열린 ‘촌스럽네’전에는 지역 구석구석의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65점의 사진이 내걸렸다. 낡은 가게 앞에 놓인 색색의 투박한 의자들, 무거운 짐보따리를 ‘항꾼에 뽈깡!’ 맞드는 전라도 아지매의 모습, 사라진 옛 지역서점의 풍경, 옥상의 경계에서 춤추는 두 벌의 빨래 등 오래도록 시선을 붙드는 한 점 한 점의 사진은 화려함에 마비된 감각을 서서히 일깨운다. 65점의 사진은 월간 토마토, 월간 전라도닷컴, 골목잡지 사이다, 함께가는 예술인 등 4개 지역문화잡지사가 각 지역의 현장을 누비며 직접 찍은 것이다. 1월 10일에는 지역잡지문화연대와 내빈이 모여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
월간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은 인사말을 통해 “촌스럽다는 보통 폄하하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낡고 오래된 것을 과연 촌스럽다고만 치부할 수 있을까. 지역의 삶이 담고있는 정직함을 발견하고 조금 더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편집장은 ‘지역잡지를 만든다는 것’이라는 주제의 짧은 강연을 통해 “서울 중심으로 종적으로만 바라보다보니 어려움도 많았고 ‘우리만 이런가’라는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지역문화잡지연대를 만들며 주변을 돌아보니 각각의 지역적 특성은 있다할지라도 보편적인 삶의 가치는 같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라며 “종적인 구조를 깨고 횡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지역문화를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한국 문화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촌스럽네’전 오프닝 행사는 자유로운 네트워킹 파티와 지역에 관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