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8호] 다시 만든 광장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이 현재 ‘공사 중’이다. 중구는 재창조하는 우리들공원에 ‘광장’ 성격을 부여한다. 2012년에 원도심 활성화 자치구 공모사업에 선정된 ‘우리들공원 및 주변 재창조 사업’은 2013년에 설계 용역을 진행했고 2014년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밟아 올해 5월 11일에 착공했으며 오는 11월 준공 예정이다. 총사업비 19억 원(국비 5억 원, 지방비 14억 원(100% 시비))을 들여 진행하며 이 중 우리들공원 본공사에는 약 12억 원, 주변 및 관련 공사에 약 7억 원이 들어간다.

상권 활성화와 공원의 역할

중구는 우리들공원에 ‘광장’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사를 진행한다. 먼저, 우리들공원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의 콘크리트 박스를 헐어 강화 유리로 바꾸어 단절감을 없앤다. 공원 주변 보·차도도 재정비한다.

또한, 공원에서 ‘광장’의 면적을 넓힌다. “당초 공원조성계획 상 어린이공원이었던 우리들공원은 녹지 면적이 40% 이상이어야 한다는 제한 때문에 광장 활용이 제한적이었다.”라는 게 중구 도심활성화기획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들공원을 시설율 제한이 없는 문화 공원으로 바꾸는 행정적 절차를 밟았다. 우리들공원 및 주변 재창조 사업으로 전체 녹지면적을 줄이지만 녹시율은 높인다. 콘크리트 박스 위에 있어 주변을 걷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녹지를 없애며, 얕은 구릉으로 녹지를 조성하고 공원 가장자리에 이팝나무 교목을 심어 녹시율을 높인다.

공원 한쪽에는 분수가 들어선다. 벽을 타고 흐르는 분수는 수막에 LED 조명으로 글을 새길 수 있는 ‘레터링 분수’다. 공원에 원래 있었던 무대는 그대로 유지한다.

 중구 도심활성화기획단 관계자는 “쓰임새 있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우리들공원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들공원 및 주변 재창조 사업을 설명한다. 우리들공원에 사람이 모이게 해 주변 상권을 살려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이야기다. 시민에게 인지도가 적었던 우리들공원 지하주차장을 리모델링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도, 올해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지만, 9월쯤에 공사 가림막을 내리는 것으로 계획하는 것도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다.

도심에는 공원과 광장이 필요하다

중구 도심활성화기획단 관계자는 “우리들공원이 유동인구 이합집산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표했다. 사람들이 만남의 장소로 삼는 곳, 분수 등 볼거리를 보러 모이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는 뜻이다. 이 또한 주변 상권 활성화와 맥이 닿아 있다.

도심에는 공원이 필요하다. 바쁜 생활을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곳, 빌딩 숲 사이에서 잠시나마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 말이다. 많은 사람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광장 또한 필요하다.

‘광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광화문 광장이다. 시민에게 개방한 공간이지만, 행사나 시위가 없는 날에 이 광장을 자연스럽게 찾는 사람은 적다. 중앙집중식 공간이며, 주변에 보고 듣고 먹을 ‘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원이든 광장이든 그 공간을 지나는 속도를 줄여 줄 ‘거리’가 필요하다. 그 ‘거리’는 카페와 음식점이 될 수도 있고 공원에서 버스킹 하는 밴드가 될 수도 있고 돗자리에 놓고 파는 수공예품이 될 수도 있다.

풍요로운 도심 생활을 만드는 데 공원과 광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거리’를 제공하는 주변 상권과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우리들공원에 모일 것인가보다 우리들공원이 주변 환경과 어떠한 연계성을 지니고 어떻게 다양한 일이 쉼 없이 벌어지는 도심 속 작은 쉼표로 기능할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글 사진 성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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