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6호]일본의 속담

일본에서 생활하며 일본어를 주고받다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주 사용했던 속담을 그대로 번역한 것처럼 일본에서도 쓰이는 걸 자주 듣기 때문이에요. 
문장 속 단어가 조금 다르지만, ‘한국이라면 이 속담에 해당하겠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는 속담도 있고, 
반대로 ‘도대체 무슨 말이지?’ 하고 전혀 알 수 없는 속담도 있어요. 
속담이 어디서 왔는지 그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까운 나라이기에 쓰이는 속담도 비슷함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일본의 속담을 소개합니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의 속담은 ‘아, 이 뜻이구나!’ 하고 혼자 추측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도대체 무슨 뜻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것도 많습니다. 한국 속담과 일본 속담의 자잘한 차이를 알아보다 보면 일본어도 우리말도 많은 공부가 돼요. 다시 한 번 두 나라의 속담을 공부해서 생활 속에서 박식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1. 옆집에 핀 꽃은 빨갛다 
=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자기 집에 핀 꽃보다 옆집의 꽃이 더 화려하고 예뻐 보인다는 속담입니다. 

             

2. 눈곱이 코딱지 보고 웃는다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자기의 결함은 모른 채 남의 결함을 놀리는 것을 뜻합니다. 

            

3. 기르던 개에 손을 물린다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신뢰했던 것에 배신당했을 때 쓰는 속담입니다. ‘3년 기른 개가 손등을 문다’라고 쓰기도 해요.

              

4. 벽에 귀가 있고 미닫이문에 눈이 있다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언제 어디서나 말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일본의 전통 집은 미닫이문을 쓰므로, 아무리 문을 굳게 닫아도 누가 듣고 있을지 모르니 항상 말조심하라는 것에서 기원했겠죠?

               

5. 고양이를 쓰다 = 시치미를 떼다

여기서 쓴다는 건 가면을 쓰는 것 처럼 고양이를 쓴다는 뜻이에요. 고양이는 평소에 아주 조용하고, 진짜 성격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그런 고양이처럼 아는 것도 숨기고 모르는 척하는 사람을 보고 고양이를 쓴다고 합니다.

            

6. 볼이 떨어진다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 

너무 맛있어서 음식을 가득 넣는 바람에 볼이 떨어져 나갈 정도라는 뜻이에요.

                  

7.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 
= 눈코 뜰 새 없다

너무 바빠서 누구든 좋으니 도움을 받고 싶다는 속담입니다. 실제로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고양이지만, 고양이라도 좋으니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에요. 

                

8. 아직 잡지도 않은 너구리 가죽 계산한다 
= 김칫국 마신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걸 기대해서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는 것을 뜻합니다. 너구리를 잡지도 않았는데 너구리 가죽을 얼마에 팔까 기대에 차 있다는 것이죠. 일본에서 너구리 가죽은 옛날에 매우 고가에 팔렸었다고 합니다. 

             

9. 돌 위에 3년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차가운 돌 위라도 3년간 계속 앉아있으면 돌이 따듯해진다는 뜻에서 탄생한 속담입니다. 어떤 힘든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가면 언젠가 보상을 받는다는 뜻이지요. 

                     

10. 베개를 높게 하고 잔다 = 발 뻗고 잔다 

이 속담이 생겨난 때는 전쟁이 잦아서 베개를 베고 편히 잘 날이 없었던 고대 중국의 전국시대라고 해요. 장의라는 사람이 위나라가 진나라에 복종하도록 하여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면 위나라 국왕이 안심하고 잘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 이 속담의 유래라고 합니다. 

              

11. 아침밥 먹기 전 = 누워서 떡 먹기

아침밥 먹기 전에 해치워 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일을 뜻합니다.  

                          

                      


글  박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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