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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8호] 25년만에 재발견한 읍내동 장스
이 장승은 이후 하천을 복개하고 도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없어졌다.
『대덕의 문화유산』이라는 책자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랬던 읍내동 장승을 최근 재발견했다.
읍내동 장승을 재발견한 사람은 (사)대전문화유산울림 회원 이광섭 씨다. 지난 3월, 이광섭 씨는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 눕혀져 있는 돌덩이를 눈여겨봤다. 옆면에 음각된 두 개의 줄이 읍내동 장승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덕의 문화유산』 저자인 강성복 선생과 확인 과정을 거쳤고, 읍내동 장승 중 남장승이 확실한 것으로 확인했다. 영원히 잃어 버릴 뻔했던 대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약 25년 만에 재발견한 것이다. 한 사람의 관심이 이뤄낸 쾌거다.
이렇게 재발견한 읍내동 장승을 보존·관리하고자 지난 3월 21일에는 ‘읍내동 장승 다시 세우기’ 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유제도 진행했다. 고유제는 대덕향토문화연구회에서 준비했다. 장승은 회덕동주민센터 입구에 세웠다.
행사를 공동주관한 (사)대전문화유산울림 안여종 대표는 “과거 읍내동 장승은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존재했었다.”라며 “오늘은 그 실체를 다시 세우는 뜻깊은 날이었고, 앞으로는 실체뿐 아니라 그 의미까지 회복해서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3월 26일에는 읍내동 장승의 여장승으로 추정되는 장승도 재발견했다. 이 역시 이광섭 씨가 읍내동 일대를 탐문 조사한 끝에 찾아냈다. 여장승은 읍내동 장승이 원래 자리했던 읍내네거리 인근에 있었다. 대덕문화원은 “전문가 확인 과정 등을 거쳐 여장승이 확실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남장승과 함께 원래의 위치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읍내동 장승을 재발견함에 따라 읍내동이 돌장승 대표 마을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월간토마토는 지난 2013년 기획 연재로 대전의 돌장승 11기를 소개했다. 이 중 두 곳이 읍내동에 있다. 읍내동 뒷골 장승(《월간 토마토》 75호)과 읍내동 당아래 장승(《월간 토마토》 72호)이 그렇다. 이번에 재발견한 읍내동 장승까지 더하면 읍내동에만 총 3기의 돌장승이 있는 거다.
재밌는 건 읍내동에 있는 3기의 돌장승 형태가 전부 다르다는 점이다. 돌장승은 크게 인면형 장승과 선돌형 장승으로 구분한다. 우선 뒷골 장승은 인면형 장승으로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이 나란히 서 있다. 당아래 장승은 대전에서 거의 유일한 남근형 장승이다. 기자신앙의 의미를 내포한다. 더불어 당아래 장승 옆에는 할아버지 탑과 할머니 탑이 있어 구성이 다채롭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재발견한 읍내동 장승은 선돌형 장승이다.
이렇듯 읍내동의 돌장승 3기는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돌장승 간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산책하듯 걸으며 3기를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