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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5호] 다양한 사람, 다양한 시도
대전시 선화동 좁은 골목 한 자락에 Gallery D.A.C가 자리 잡았다. 작년 12월 문을 연 갤러리는 그림 열점이 겨우 걸리는 작은 공간이다. 도로변으로 난 미닫이문은 투명한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지나는 이 모두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 공간이 밖에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굳이 안으로 들어서지 않아도 전시 작품을 다 볼 수 있다.
2011년, 대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예술가가 모여 서로의 활동을 지원하고, 공감과 교류를 통해 더 좋은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DAC를 만들었다. 외국인 예술가뿐 아니라 대전에서 활동하는 국내 예술가와 교류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스무 명 회원이 DAC와 함께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아일랜드, 남아프리카,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모여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Gallery D.A.C는 DAC가 펼치는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DAC 회원들이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또 다양한 단체와 예술가 사이 더 많은 교류와 소통이 일도록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갤러리는 Venus Lukic 작가가 총괄 운영 하고 있다.
“DAC에서 일 년에 두 번 정기 전시회를 해요. 전시장을 빌리는 데 금전적으로 부담될 때가 많아요. 정기 전시회뿐만 아니라 예술가 개인이 개인전이나 그룹전을 열고 싶어도 장소가 부담돼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가끔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작가 의도를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될 때가 많아요. 작은 공간이라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활동을 보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했어요.”
공간은 갤러리 옆 카페 더 파레트 진석범 대표가 제공했다. Venus Lukic 작가 남편 이희영 씨와 친분이 있는 진 대표가 이야기를 듣고 선뜻 공간을 내어 준 것이다.
갤러리에서는 전시뿐 아니라 워크숍,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12월 13일 오프닝 전시를 시작으로 세 번의 전시와 워크숍을 진행했고, 오프닝 행사 등 전시와 관련한 행사를 몇 차례 더 진행했다. 만다라, 사진, 설치미술, 회화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실을 채웠고, 앞으로 벨기에 실험음악가의 공연과 세미나, 또 다른 예술가 그룹과의 교류전이 갤러리를 채울 예정이다.
“지금은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갤러리도, DAC 활동도 점점 커질 거예요.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싶어요. so far so good.”
벽에 걸린 Hank Haddock 작가의 작품
공간에 들어서자 나무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인지 알 수 없는 낮은 탁자 대여섯 개가 놓여있다. 여러 색이 뒤죽박죽 섞인 추상화 열 점 남짓이 하얀 벽에 걸렸다. 투명한 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볕이 그림과 가구를 비춘다. 미국 콜로라도 출신 Hank Haddock 작가의 «furniture and paintings» 전시가 1월 30일부터 2월 9일까지 열렸다.
거리에 버려진 나무와 여러 재료로 가구를 만드는 Hank Haddock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모양의 의자를 선보였다. 언뜻 보기엔 딱딱하고 불편해 보이지만 직접 앉아 보면 신체 구조를 잘 고려해 만들어 매우 편하다. 그는 recycling(재활용)이 아닌 up-cycling(재활용품에 예술적 가치를 더한 것)이라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벽에 걸린 추상화는 그의 무의식을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