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5호] 함께 만드는 마을공동체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 사람이 한 번에 모이는 일이 얼마나 될까, 넓은 대회의실은 젊은 청년부터 지긋이 나이 든 할아버지, 심지어 승복을 입은 스님까지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사람으로 가득하다. 2월 12일, 늦은 두 시 대전시 선화동에 자리한 옛 충남도청 2층 대회의실에서 2015 대전형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크게 2015년 진행할 사업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과 참석자 질의응답 시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질의응답은 네 개 그룹으로 나눠 궁금한 사항을 종이에 적고, 담당자가 관련 사항에 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마을공동체로 만드는 도시재생

2013년부터 시작한 대전형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은 올해로 세 번째 사업을 진행한다.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이가 관심 두며, 다양한 마을공동체가 생겨나고 있다. 좋은 동네가 아닌 좋은 마을을 위한 공동체, 이는 단순히 같은 공간,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의 모임은 아니다.

좋은 아파트, 잘 정비된 도로와 편의시설, 좋은 학군이 형성된다면 좋은 동네를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보통 새로 조성한 신도시를 좋은 동네라 꼽기도 하지만 좋은 동네를 좋은 마을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마을로 지역을 구분한다. 마을 사람들은 같은 마을에 사는 김 할머니 집  소가 새끼를 몇 마리 낳았는지, 박 할아버지가 아들 따라 서울로 올라간 사실도 모두 안다. 마을 회관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일로 안부 묻는 일을 대신하고, 마을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관계, 마을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사실 자체보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 사이 관계에 주목한다.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스스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일, 좋은 마을을 위한 마을공동체란 바로 이를 의미한다. 마을 문제를 지자체 혹은 정부가 해결해 주길 기다리기보다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바로 그것이 마을공동체의 탄생인 것이다.

도심 속 마을공동체가 시골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도시재생을 위한 중요한 자본으로 역할 한다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산업체가 축소되며, 주거환경이 노후화된 쇠퇴 쇠락 지역을 새롭게 활성화하는 일은 현재 대전시의 중요한 과업 중 하나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부터 대전 곳곳에 쇠퇴지역이 늘고 있고, 2015년 1월에는 대전시에서 도시 재생을 위한 도시재생본부를 설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을공동체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관심받고 있다.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는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물리적, 행정적 지원을 한다. 민과 관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 매개자로 또 기획자, 촉진자로 여러 역할을 하며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사람, 혹은 이미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이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

  

  

2015 대전형 좋은마을만들기

2015년 대전형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신규 공동체 발굴을 위한 “모이자” 사업과 기존 공동체 발굴 지원을 위한 “해보자” 사업이 그것이다. “모이자” 사업은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2월부터 6월까지 상시 접수를 통해 신청하고, 마을공동체 시작 학교에서 4번의 수업을 받은 후 수료해야 사업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3인 이상의 주민모임이면 신청 가능하다. 지원 금액은 최대 100만 원이다. “해보자” 사업은 5인 이상의 주민 모임으로 이미 공동체를 꾸려 운영하고 있는 기존 공동체를 위한 사업이다. 2013년과 2014년 마을만들기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공동체도 물론 신청할 수 있다. 최대 지원 금액은 500만 원이다. “해보자” 사업은 2월 27일 사업 신청을 마무리했다. 이후 심사를 통해 총 40개 마을공동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회적자본지원센터 강영희 센터장은 “올해는 마을에 있는 여러 공동체가 연계 협력해 진행하는 사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여러 영역의 사업이 마을 속에서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라며 올해 중점에 둘 사항을 설명했다.

  

(왼쪽 사진)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강영희 센터장 (오른쪽 사진) 그룹별 질의응답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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