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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8호] 꿈꾸는 듯했던 여행_서유럽 인문학 여행학교 참가 수기
유럽 가기 전에 사람 사는 나라는 다 똑같다고 막상 가보면 환상이 깨질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혀 아니었다. 정말 내가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을 보았다. 영화 세트장이나 몇몇 건물들, 박물관 같은 것들만 TV에서 보는 예쁘게 생긴 건축물일 것 같았지만 도시 곳곳에 예쁜 건축물이 많이 보여서 정말 놀랐다. 그리고 도로나 벽 같은 데 낙서들도 정말 신기했다.
루브르에서는 기다릴 때도, 박물관을 관람할 때, 잠시 쉴 때까지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 같다. 정말 유명한 박물관인 만큼 볼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았다. 미술에 관심이 전혀 없던 나도 오늘만큼은 선생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열심히 듣게 되는 것 같았다. 루브르는 정말 넓었다. 넓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 상상 이상으로 넓었다. 또 작품 찾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꼭 보고 싶은 작품이 몇 개 있었는데 다는 못 보고 <비너스>, <모나리자>,
<가나>의 결혼식 등을 봤다. 사실 그전에 사진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실제로 그 작품을 봐도 그렇게 감명 깊진 않았다. 그런데 <가나의 결혼식>이라는 그림은 선생님이 설명해 주시는 것을 들으니 정말 그림 안에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해설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니 훨씬 더 재밌는 것 같았다. 루브르와 전한별 선생님은 내가 그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셨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끝내줬다. 날씨까지 좋아서 멀리까지 잘 보였다. 친구들과 같이 풍경도 보고 성당 안에도 들어가 보고 화가의 거리도 둘러보면서 자유 시간을 보냈는데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보다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더 인상 깊었다. 벤치에 앉아서 연주를 듣는데 유럽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기타의 선율 그리고 파리의 멋진 풍경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콜마르로 가는 아침, 기차가 열시 이후에 있어서 아침을 먹고 오전까지 잠을 잤다. 게다가 날씨도 좋아서 창문을 열어 놓고 음악 틀어 놓고 엎드려서 눈 감고 있으니까 기분이 좋았다. 30분 동안 기차를 타고 가서 도착한 콜마르는 정말 동화 속 세상 같았다. 건축물들이 너무 아름답고 중간중간 길거리에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진짜로 내가 책 속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점심은 정말 느긋한 식당에서 먹었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고 배고팠지만 맨 마지막에 나온 디저트를 보고 마음이 싹 달라졌다.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다. 한국에서도 외국에서도 15년 정도 살면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한 레이저 쇼는 진짜 멋졌다. 맨 앞줄에 앉아서 목이 빠져라 보고 있었지만, 너무 멋져서 목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 구경했다.
여행 중에 갔던 보봉마을도 기억에 남는다. 보봉마을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단열재도 많이 쓰고 두 개의 엘리베이터 대신 두 건물 사이에 다리를 놓아 엘리베이터를 하나만 사용하는 등 현명하게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 같아서 멋졌다. 그래서 전기세도 남들 한 달 내는 비용을 1년에 낸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법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보봉마을에서 ‘공감만세’ 공현숙 선생님이 동시통역을 해 주셨는데 그걸 보니 정말 멋졌다. 동시통역은 정말 집중해야 해서 20~30분이면 지친다고 들었는데 두 시간 동안 노력하신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서유럽 공정여행에서 13일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경험해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느낀 여러 가지 것 중에 첫 번째는 정말 어색했던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돼서 신기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파리를 떠날 때까지도 이름도 몰랐었는데 지금 이렇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이상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그다음 두 번째는 13일 동안 여행을 다녀 본 뒤 정말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낀 것이다. 간단하고 기본적인 대화는 할 수 있지만, 외국인(현지인)과 친해졌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한정적이어서 안타까웠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못하고, 특히 보봉마을에서 공현숙 선생님이 가이드의 말을 동시통역 해 주시는 것을 봤을 때 더 느꼈던 것 같다. 세 번째로 관광지를 둘러보면서 프랑스의 건축물들을 볼 때는 정말 동화 같다는 것을, 루브르 노트르담, 에펠탑 같은 곳을 봤을 때는 웅장하다는 것을, 바토무슈를 탔을 때나 시내를 돌아다닐 때는 유럽 사람들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또 독일에서는 특히 환경, 에너지 절약 부분에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지만 보봉마을이나 시내(중심가)에서 독일이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고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 가면 이번의 이 공정여행을 잊어버리고 다시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아니라 이번 여행에서 느꼈던 것처럼 영어 공부도 좀 하고 나부터 에너지 낭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등 나만의 작은 목표들을 세우고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면 마음 나누기 시간에 이야기했던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도 찾을 수 있겠지?
이번 여행은꿈같고 꿈같은 정말 꿈꾸는 것 같았던 여행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짐을 풀 때 쯤 이나 후속 캠프에 갈 때 쯤에는 실감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