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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9호] 저희랑 토마토 한 번 키워보실래요?
채용설명회가 예정된 오후 일곱 시가 가까워오자, 참가자가 속속 북카페 이데 2층 ‘딴데’로 모여들었다. 참가자는 온라인 사전접수자와 현장 접수자를 포함해 총 40여 명이었다. 월간 토마토에 대한 관심 혹은 호기심에 채용설명회장을 찾은 이들이나, 정성껏 채용설명회를 준비한 주최 측이나 긴장되긴 매한가지였다.
시작과 동시에 딴데의 불이 꺼지고 영상이 상영됐다. 2007년 5월 세 명으로 시작한 월간 토마토가 지금까지 어떤 시간을 지나 왔는지를 소개하는 약력으로 시작해 박한슬 기자, 김선정 기자, 박지선 디자이너 등 3인의 퇴사자 인터뷰를 중간 중간 보여줬다. 그들은 인터뷰에서 “업무량이 정말 많다.”, “좋아하는 걸 일로 하면 힘들다는 걸 알았다.” 등 퇴사 이유에 관해 솔직한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영상의 마지막은 월간 토마토 구성원들의 단체 사진으로 장식했다. 화면에 나타난 옛 단체사진에서는 지금은 사라진 ‘동료’들의 얼굴이 하나, 둘 지워졌다. 마지막 화면엔 현재 월간 토마토를 이루는 13인의 단체사진이 남았다. 동시에 화면에 떠오른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그러면 이들은 왜 이곳에 남아 있을까?” 그리고 그 이유와 함께 월간 토마토에 관해 궁금한 점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었다.
영상이 끝나자마자 참가자 앞에 선 이용원 대표는 월간 토마토의 구성원을 한 명, 한 명 소개했다. 그는 “나는 조직의 흥망성쇠가 사람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채용설명회가 끝나면 지원서를 제출해주길 바란다. 지원서에는 시간, 근무형태 등 자신이 어떻게 일하고 싶은가를 자유롭게 제안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은 팀별로 나누어 진행했다. 사전접수 및 현장접수를 통해 참가자들은 각자 지원한 팀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취재팀은 2층 딴데, 문화사업팀은 3층 옥상, 디자인팀은 1층 카페 공간으로 모여 각각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문화사업팀의 라운드테이블은 조지영 문화사업팀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옥상에서 저녁 어스름의 바람과 달빛을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고갔다. 월간 토마토에서 한 문화기획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이 무어냐는 참가자의 질문에 조지영 팀장은 “토마토에 서른 살에 입사해서 서른한 살에 처음 ‘옥상콘서트’를 기획해 일주일 동안 열었다. 비록 흥행은 못했지만 내 손으로 처음 만들었고, 마음에 들었던 기획이라 기억에 남는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문화사업팀에서 일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공, 성격 등은 무엇인지 참가자들의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성수진 취재팀장, 이수연 취재파트장이 답변자로 나선 취재팀 라운드테이블은, 팀의 성격답게 풍부하고 예리한 질문이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취재 시 기획의도와 달라졌다면 어떻게 대처하는가”, “기자로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맺기는 어떻게 하는가?”, “기자로 일하며 삶에서 바뀐 점은?”, “기억에 남는 기사는?” 등 현장에서 느낄 법한 여러 고민에 관해 물었다. 더불어 휴가, 야근 여부, 근무 강도, 급여 등 근로조건에 관한 질문도 거침없이 나왔다. 한편 취재팀 라운드테이블을 지켜보던 이용원 대표는 편집국장으로서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취재팀원으로서 자질에 대해 “기자는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하며, 세상과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또한 삶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업무 특성에 잘 맞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대기업 채용설명회와는 달리 유쾌하고 재밌었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등 포스트잇에 각자의 짧은 소감을 남기고 떠났다.
‘언뜻 낭만적으로 보이는 월간 토마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라는 취지로 시작한 만큼 솔직하게 진행한 채용설명회였다. 누군가에게는 그래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혹은 속 시원하기도 했을 시간이었다. 월간 토마토에게는 독자들에게 비로소 한 걸음 더 다가간 듯 느껴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