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9호] 뭐하니? 장날이잖아

숫자 3과 8이 들어간 날, 북카페 이데 앞에 장이 열립니다. 찾아보니 삼팔광땡은 ‘섯다’라는 노름에서 쓰는 말인데, 3광과 8광이 있으면 게임이 끝나는 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섯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게 삼팔광땡장 관계자들의 증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끈끈해지는 셀러 집단과 뭔가 자꾸만 늘어가는 품목으로 입소문을 타는 중인 삼팔광땡장의 6월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6월 3일
바쁘게 장을 준비하는 솔길, 그 뒤에 지켜보는 사장님이 있습니다.
대흥동 476-6번지 나래레더의 곰순이가 나타났습니다. 이제 곰순이는 삼팔광땡장의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아직 어려서 자꾸 사람들에게 달려듭니다. 그게 애정표현입니다.
6월 첫 번째 장부터 참여한 그녀(연어, 최반장)는 완판을 경험하고는 삼팔광땡장의 반장님이 되었습니다.
곰순이와 지우 히메가 교신 중입니다. 지우 히메는 단골 셀러인 미스터 마틴 사장님의 딸입니다. 가끔 앉아서 물건도 잘 파는 귀여운 아가씨입니다.
  
  
6월 8일
삼팔광땡장의 첫 번째 버스킹, 자판기 커피숍!
셀러 언니들은 손을 번쩍 들며 좋아하였습니다.
  
  
6월 13일
긴 머리 휘날리는 기타리스트(송나츠, 35)는 고개를 숙이고
종이에 직접 말린 꽃을 붙이고 글씨를 씁니다.
유난히 꼬마손님이 많았던 이날 장에는 ‘탁아소’와 ‘놀이터’가 함께 차려졌습니다. 삼팔광땡장을 찾아 월간 토마토를 팔아 주었던 다섯 살 꼬마 손님들 감사합니다. “6천 원이요~ 7천 원이요~”라고 목청껏 외쳐주었던 이해준(5), 송하석(5) 군입니다.
다소곳이 앉아서 인형을 팔던 김은오(6) 양은 다섯 살 친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숙함을 보여주었습니다.
  
  
6월 18일
점점 참여하겠다는 셀러도, 방문하는 손님도 늘고 있습니다. 벌써 세 번째 장날입니다.
  
  
6월 23일
이날 외국 어딘가에서 헤어랩 기술을 배워온 처자들에게 머리를 맡겼습니다. 아직 머리에 대롱대롱 실이 매달려 있습니다.
  
  
6월 28일
점점 다양한 품목이 출현합니다. 맛있는 밥상은 좋은 재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진짜 국산 표고버섯입니다. 초장에 찍어 먹으면 꿀맛입니다.
  
  
6월 마지막 장을 마치고, 셀러들이 모여 북카페 이데 2층 ‘딴데’에서 파티를 했습니다. 모이고, 만나고, 함께하는 삼팔광땡장입니다. 7월에도 계속 합니다.

이수연 사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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