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6호] 공유, 대전을 만나다_2015 공유 네트워크 아카데미

공유라는 개념을 똑 부러지게 정의하기엔 단어가 포함하는 의미와 범위가 매우 넓다. 그럼에도 정의를 해본다면 소유의 반대 개념으로 물건과 공간 또는 그 이외의 것을 나누는 행위를 말한다.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이윤이 창출된다면 어떨까.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공유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가 만드는 공유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는 2015 공유네트워크 공모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3월 18일 오후 두 시, 옛 충남도청 2층 대강당에서 진행한 설명회는 공유경제에 관한 특강으로 문을 열었다. 사회적 기업이자 공유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sopoong(소풍)의 임준우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그는 ‘공유로 사업하기’라는 주제로 약 한 시간 동안 공유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임준우 대표는 먼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sopoong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sopoong은 공유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시작 단계의 사업체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을 통해 성장을 돕는 회사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업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제시하는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두고 있다. 현재 교육나눔플랫폼 위즈돔, 클라우드펀딩플랫폼 텀블벅, 공간 공유 사업을 펼치는 스페이스클라우드, 자동차 공유 사업을 하는 쏘카 등 약 열두 개 회사를 투자·인큐베이팅 하고 있다.

그는 공유 경제를 내가 가진 그러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누군가에게 적절한 경제적 보상을 받고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건을 소유 개념이 아닌 대여, 차용해 쓰는 것이다. 공유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재화(서비스)에는 제약이 없다. 집, 차, 요트, 강연 등 여러 형태가 존재한다. 사실, 생산과 소비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유를 통한 경제적 이윤 창출이 가능할까 의문을 가졌다.

임준우 대표는 공유 경제의 특징을 크게 부가가치 창출, 대량소비둔화, 비용절약, 환경보호, 지속 가능한 경제, 공동체 회복으로 설명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소비가 둔화된다. 이는 환경보호와 비용절약이라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새로 물건을 만들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신 가지고 있는 물건을 공짜로 함께 쓰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경제적 보상이 보장된 상태에서 공유하니 끊임없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이 점이 바로 공유 경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를 구현하며 살아남는 핵심이 된다. 또 대형자본이 아닌 개인 혹은 동네의 작은 공동체가 자신의 것을 하나씩 내어놓으며 서로의 물건을 적절한 가격에 사용해 지속 가능한 경제가 만들어진다.

“공유 경제는 서로의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아기 옷을 빌리는데 상대를 못 믿는다면 선뜻 빌리지 못하겠죠. 상대를 믿는 거예요. 이는 와해된 공동체를 회복시킵니다. 여기에 IT기술과 인터넷이 신뢰 기반을 더욱 든든하게 뒷받침하죠. 사용 후기를 바로바로 인터넷에 올리고 확인하는 거예요.”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공유 경제로 사업을 펼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우버 택시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우버 택시는 운송법에, 밥상을 나누는 집밥은 위생법에 저촉된다.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투자형은 불법으로 오직 기부형 펀딩만 가능하다.

“행정적, 법적으로 공유 경제를 실현할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대화와 이해를 통해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사실 공유 경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에요. 옛날 품앗이도 바로 공유 경제인 거죠. 저는 지금 우리가 부딪히고 고민하는 모든 과정이 공유 경제 실현을 위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 공유네트워크 공모사업

특강이 끝나고 본격적인 공모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업과 관련한 기본적인 설명을 한 뒤 그룹별 질의응답 시간을 보냈다.

올해 처음 진행하는 2015 공유네트워크 공모사업은 시민의 참여와 협력,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 공간, 정보, 지식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인 공유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대전시와 사회적자본지원센터가 도움 주고 지원한다.

사업 대상은 지정공모와 자유공모로 나뉘는데 지정공모의 경우 공구도서관, 공유책장, 정장공유, 악기공유, 육아용품공유를 하고자 하는 공동체를 대상으로 하고 자유 공모는 지정공모 이외의 모든 분야에서 공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단, 같은 사업으로 국가기관이나 대전시의 사업비 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는 지원할 수 없다. 지원 규모는 최소 5백만 원에서 최대 2천만 원으로 총 30개 단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청 기간은 3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로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로 나누어 진행한다.


글 사진 박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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