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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1호] 청춘 길들이기 노력하면 성공한다!
청년이 ‘화두’다. 복지, 일자리 등에서 노년층과 자리다툼을 하고 세대 간 갈등의 불씨였던 청년 문제가 변방에서 돌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피지도 못한 채 ‘사회적 약자’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 때도 살기 팍팍했지만 지금 20대를 보면 속상하다. 청춘이 빛나고 아름다워야 하는데….” 대학교 시절 술집 서빙, 호텔 연회장 설거지, 콜센터 상담원 등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는, 그래서 청년들의 경제적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삼았다는 ‘(가칭)청년경제기본법’을 발의 예정인 장하나 의원의 말이 공감 가는 이유다.
오찬호 지음┃개마고원(2013)
청년이 ‘화두’다. 복지, 일자리 등에서 노년층과 자리다툼을 하고 세대 간 갈등의 불씨였던 청년 문제가 변방에서 돌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피지도 못한 채 ‘사회적 약자’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 때도 살기 팍팍했지만 지금 20대를 보면 속상하다. 청춘이 빛나고 아름다워야 하는데….” 대학교 시절 술집 서빙, 호텔 연회장 설거지, 콜센터 상담원 등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는, 그래서 청년들의 경제적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삼았다는 ‘(가칭)청년경제기본법’을 발의 예정인 장하나 의원의 말이 공감 가는 이유다.
2008년 5월 13일 경기도에 있는 한 대학 강의실, 그는 ‘인권과 평화’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이날 이슈가 된 주제는 ‘KTX 여승무원들의 철도공사 정규직 전환 요구’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과 그들의 ‘정규직 전환’ 주장에 관심을 이끌어 내는 정도가 강의 목표였던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대답은 예상을 한참 빗나간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였으니 그가 겪었을 충격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쌍용차 파업, 시간강사 자살, 교내 환경미화원 관련 등의 굵직굵직한 사건에서도 학생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대학 떠돌이 강사’ 오찬호라는 사람이 4년간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펴낸 동기이다.
그가 책에서 다루고 있는 요즘 젊은이의 사유방식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지방대생에 대한 편견 조각을 모아보자면, “공부 안 한다. 게으르다. 머리가 나쁘다. 천박하다. 천성이 안 좋다.” 등이다. 그들은 정의의 이름으로 잔인한 학살을 자행한 십자군 원정대처럼 사회에 날 선 칼을 들이대고, 수능 배치표와 학교 이미지에 극도로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부동산 가격에 목매는 기성세대와 닮아있다. 그들은 또한 능력주의와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학력위계주의에 스스로 발이 묶인 20대는 동년배 대학생을 비교하면서 무시와 멸시를 서슴지 않는다.
저자 오찬호는 이렇듯 초라하고 치졸하게 변한 스무 살 청춘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는 자기통제형 자기계발 전도사들『아프니까 청춘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속고 있는 청춘을,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보지 못하는 청춘을, 선생이기보다는 선배의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자기계발의 논리를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몸으로 체득하며 뼛속 깊이 내면화한 청춘들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처참한 우리 현실을 청춘의 시각에서 보자. ‘죽창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섬뜩한 배너를 달고 있는 ‘헬조선’이라는 사이트는 지금의 1030이 처한 세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짐승들도 여러 마리를 우리에 던져놓고 최소한의 먹이를 던져주면 아무리 순한 초식동물이라 해도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고 죽인다. 세상 여느 육식동물보다도 지능적이며 잔혹한 인간인들 그렇지 않겠는가? 그렇게 우리는 자신들을 귀족이라며 일컫는 불상놈들이 호의호식 할 때, 앞에 주어진 제한된 먹이를 두고 어떤 짐승들보다도 치열하고 잔혹하게 싸워 왔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싸움, 이런 인생은 무의미하다며, 더 이상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들다며 손목을 긋거나, 깎아지른 벼랑에서 몸을 던지곤 했다. 그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 했다. 그마저도 용기가 나지 않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치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타인에게 받는 그 상처가 싫은 나머지 타인과 나 자신의 사이에 마음의 장벽을 치고는 동화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대다수이다.
그래, 우린 지옥과도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성세대는 청춘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길들여왔다. 길든 20대는 자신이 하루아침에 인생 막장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 있는 존재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자 오찬호는 그런 그들에게 시원한 해결책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회학적으로 조망해 본다는 미명 아래 고의로 이십 대들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에 화대경을 들이댄 꼴은 아닌지 미안해 한다. 괴물이 되어 너덜너덜하게 돌아온 이십 대….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대전시민아카데미 공개 토론회 : 청춘, 노동을 좇다>
일시 2015년 9월 9일(수) 저녁 7시~9시
장소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찍은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놓인 청춘들. 프리타족, 밀레니엄 세대 등 우리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우울하다. 청춘들이 바라보는 노동의 의미와 그 노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좇고 있는 노동의 이상향은 무엇일까?
주제 지금 당신이 좇고 있는 노동은 무엇인가
패널구성 전문가-한겨레 전종휘 기자, 정치발전소 조성주 공동대표, 대구청년유니온 정책국장 / 노동자-비정규직 지식노동자, 청년창업자, 일용직 혹은 아르바이트 노동자
순서 1. 발제-청년노동정체와 이슈, 데이터를 통해 바라본 청년노동의 실태와 현황 발제(전문가 패널)와 청년노동의 사례들(노동자패널) / 2. 토론-참여자와 패널들의 허심탄회한 대토론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