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9호] 이흥저흥 네트워크 파티

지난 6월 26일 저녁 일곱 시, 유성구 궁동에 있는 공유공간 벌집은 평소보다 들뜬 공기로 가득하다. 이날은 ‘이흥저흥 네트워크 파티’가 열리는 날. 지난 4월, 청년고리, 반지하멜로디, 들락날락, 대전휴먼라이브러리 등 대전의 청년·문화 단체들은 ‘왜 대전은 재미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대전은 재미없다.’라는 편견을 깨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즐거운 대전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이른바 ‘이흥저흥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프로젝트는 세 달에 걸쳐서 진행했다. 지난 4월 벚꽃 버스킹으로 시작해 강의실 어택, 반지하멜로디의 음란카페 및 관객좌담 등을 진행했으며, 이날 열린 ‘이흥저흥 네트워킹 파티’는 그 마지막 여정이었다.

                     

아티스트+나=공연!

“관객 없이 아티스트가 공연을 할 수 있을까요? 또 아티스트 없이 관객이 공연을 즐길 수 있을까요? 이흥저흥 네트워킹 파티(이하 네트워킹 파티)는 대전의 아티스트 및 공연 기획자와 관객이 함께 공연을 만들고 즐기는 시간입니다. 오늘을 계기로 대전은 ‘재미가 없다.’라는 오명을 떨칠 수 있길 바랍니다.”\

래튜스챌린지 권성대 씨의 사회로 네트워킹 파티를 시작했다. 이어 반지하멜로디 김다영 씨가 ‘이흥저흥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며 그간 이들이 벌여온 활동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했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로 아티스트 및 공연기획자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벚꽃 버스킹, 강의실 어택 등 즐길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네트워킹 파티입니다. 그간 저희는 총 열한 번의 회의와 다섯 개의 기사 게재, 여섯 번의 인터뷰, 두 개의 게릴라 공연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여러분이 대전의 음악문화를 더 아끼게 되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청년고리, 들락날락, 반지하멜로디, 월간 토마토, 대전휴먼라이브러리 등 이번 프로젝트를 만든 다섯 개 단체를 소개하고,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이어졌다.

‘아이스 브레이킹’은 옆 자리에 앉은 사람끼리 짝을 지어 서로 인터뷰하고, 다른 이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30여 명의 사람들은 다섯 개 테이블로 나뉘어 앉았다. 각 테이블에는 아티스트 한 명, 사람책 한 명, 테이블지기 두 명, 관객 두세 명이 한 그룹을 지었다. 첫 만남에 서먹서먹했던 이들은 아이스 브레이킹을 통해 금세 가까워졌다.

  

  

대전, 이렇게 재미있었나요?

두 번째로 ‘사람책’ 순서를 진행했다. 핑크피쉬 이민수 씨, 개인플레이 김태훈 씨, 대전힙합연합 노의영 씨, 오버스테이션 이건일 대표, 월간 토마토 조지영 문화사업팀장 등 다섯 명이 ‘사람책’이 되어 그들이 겪은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관객들은 30분 간 그들의 ‘독자’가 됐다.

다음 차례는 ‘퍼포먼스 미션’을 함께 만드는 시간이었다. ‘대전 관객들은 공연할 때 호응이 부족하다.’라는 문제의식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각 테이블에서는 이후 시간에서 아티스트가 공연을 할 때 어떤 퍼포먼스를 할 것인지, 아티스트와 함께 고민했다. 힙합 아티스트 ‘스테어’는 “후렴구를 다같이 따라해 달라. 자연스럽게 즐기면 된다.”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핑크피쉬 김유범 씨는 관객과 함께 ‘컵타’를 연습해 눈길을 끌었다.

네트워킹 파티가 한창 고조될 즈음, 마지막 순서인 공연 시간이 다가왔다. 옴택, 핑크피쉬, 스테어 등 세 팀의 아티스트가 차례로 관객 앞에 섰다. 「늦은 열시 반」, 「전학생」 등 자작곡을 들려주며 감미로운 공연을 보여 준 옴택에 이어, 제이슨 므라즈의 「Geek in the pink」를 부르며 관객에게 컵타 퍼포먼스를 유도한 핑크피쉬의 공연에 이르러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이어 “주로 목척교에서 활동한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스테어가 「그저 그래 난」을 시작으로 한 라임 넘치는 공연으로 네트워킹 파티는 정점에 이르렀다. 관객들은 곡에 맞춰 손을 흔들고, 크게 소리내어 따라 부르고, 컵타 퍼포먼스도 즐기며 그 어느 때보다 신 나게 공연을 즐겼다.

 날 관객으로 참여한 이한나 씨는 “인디 뮤지션들의 수준이 높아서 놀랐어요. 오늘을 계기로 대전의 여러 문화공간에 관해 알게 되고, 대전의 문화예술 관계자 분을 만나서 얘기를 들은 것도 참 좋았어요. 흔히 대전을 ‘특색 없는 지역’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문화가 많이 확산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네트워킹 파티를 기획한 청년단체들은 이후에도 네트워킹 파티를 지속할 계획을 전하며, 함께 즐거운 대전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 사진 엄보람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