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2호] 콤비니_일본의편의점

연중무휴에 24시간 열려 있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곳. 음식은 물론 책, 세면도구, 간단한 의류까지 있는 곳. 바로‘콤비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편의점이라고 하죠? 일본에서는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줄여 콤비니라는 외래어를 사용합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지 않았었는데 일본에 오고 나서는 하루에 꼭 한 번은 콤비니에 가고 있어요. 일본의 콤비니가 가지고 있는 특색은 외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재미있답니다. 급히 사야 해서 맛이나 품질은 포기해야만 한다는 편의점 쇼핑의 고정관념은 저리가라예요. 콤비니에서만 살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나 콤비니에 이런 기능도 있다니! 하는 놀라운 부분도 소개해드릴게요.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한 ‘세븐 일레븐’은 일본에서 제일 많은 점포 수를 가지고 있어요. 그다음은 ‘로손(LAWS
ON)’이라고 일본에만 있는 콤비니, 그다음이 ‘훼미리마트’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체인점이 있는데요, 비슷해 보이면서도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일본의 콤비니에는 우리나라에서 핫바나 찐빵을 파는 것처럼 다양한 분식 거리를 팔아요. 종류도 아주 다양한데, 각 체인점에 따라 유명한 분식이 있답니다. 제일 맛있는 편의점 분식 1위로 뽑힌 것은 훼미리마트의 ‘파미치키’에요. 훼미리마트 치킨을 줄여서 일본식으로 읽으면 파미치키가 되니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하나에 170엔이고 뼈가 없어 촐촐할 때 먹기 좋은 간식입니다. 2위는 로손의 ‘가라아케쿤’입니다. 가라아게는 닭튀김의 일본말이에요. 번역하면 ‘닭튀김군’이 되겠습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가라아게쿤은 한 포장에 216엔, 5개가 들어있습니다. 치킨너깃이랑 비슷해요. 맛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플레인 맛, 레드 맛(매운 맛), 치즈 맛 등이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 로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가라아게쿤을 튀겨내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오뎅과 찐빵 또한 거의 모든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간식입니다.

                       
분식뿐만 아니라 각 체인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카드도 따로 있어요. 훼미리마트의 ‘티포인트 카드’는 훼미리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는 것은 물론, 같은 카드로 ‘츠타야’라는 대여점에서 책, CD, DVD 등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세븐 일레븐의 ‘나나코 카드’는 마치 교통카드처럼 충전할 수 있어서 한번 충전하면 일일이 현금을 주고 거스름돈을 받지 않아도 터치 한 번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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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비니 구르메’라 하여 콤비니에서만 살 수 있는 맛있는 음식도 있습니다. 파미치키, 가라아게쿤 같은 간단한 튀김류도 있지만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는 콤비니의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을 사 먹으면 돼요. 삼각김밥은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데요, 안에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는 한국과 다른 것도 많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인기 있는 삼각김밥은 비빔밥 맛 삼각김밥, 불고기 맛 삼각김밥, 김치 볶음 삼각김밥 등인 데 비해 일본에서는 연어 삼각김밥, 다시마조림 삼각김밥, 가다랑어포 삼각김밥, 명란젓 삼각김밥 등이 인기 있습니다. 콤비니의 도시락도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할 정도로 맛있습니다. 콤비니 도시락은 금방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차원의 연구를 거쳐 만든다고 해요. 최근에 로손에서는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들과 연구를 같이 하여, 도시락이지만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처럼 맛있는 스파게티를 출시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아닌 카르보나라, 미트 소스 스파게티를 사 간다니, 콤비니의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죠? 끼니를 해결할 삼각김밥, 도시락뿐만 아니라 유명 카페 뺨치는 디저트 또한 콤비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로손에서 파는 프리미엄 롤케이크는 제가 지금껏 먹어본 롤케이크 중 최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맛있습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몽블랑 케이크나 푸딩 등 결코 싸구려 맛이다 할 수 없는 디저트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요.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콤비니 디저트와 호텔 디저트를 접시에 담아 어떤 것이 호텔 디저트냐 사람들에게 고르게 하는 기획이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반 이상의 사람들이 콤비니 디저트를 호텔 디저트라 선택했답니다. 

             

            

텔 디저트냐 사람들에게 고르게 하는 기획이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반 이상의 사람들이 콤비니 디저트를 호텔 디저트라 선택했답니다.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금인출기 사용, 택배 보내고 받기 등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죠? 일본의 콤비니에서도 각종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답니다. 그중 특이한 기능은 콘서트나 유원지, 버스 표를 살 수 있다는 거에요. 또한, 신문은 물론 패션잡지, 만화책도 팔아서 서서 책을 읽고 가는 사람도 많답니다. 대부분 편의점에서 복사, 팩스, 사진 출력을 할 수도 있어요. 
귀갓길 깜빡하고 못 산 요구르트를 사러 콤비니에 가면 저도 모르게  ‘요즘엔 어떤 새로운 콤비니 제품이 나왔나~’ 하고 한 바퀴 돌아보게 됩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처음 콤비니를 방문하면 화려한 도시락의 진열과 다양한 기능에 깜짝 놀라기 일쑤예요. 이 정도면 한국에서 친구가 놀러 왔을 때, 숙소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코스로 편의점에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글 사진 박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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